이낙연-이재명, 언제 만나나…친명계는 '통합' 명분 내세우며 재촉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내 정치 행보에 시동을 걸면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의 회동 시점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친낙(친이낙연)계를 비롯한 비명(비이재명)계가 지속적으로 이재명 대표의 리더십에 문제를 제기해왔고, 친명(친이재명)계는 이들의 규합을 견제하고 있다는 점에서, 두 사람의 만남은 당내 통합 혹은 계파 갈등의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대표는 지난 24일 귀국한 이낙연 전 대표에게 안부 인사차 전화를 걸었고, 만남을 제안했다.

친명계 좌장인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당 지도부에 계신 분들이 '그래도 두 분이 만나는 게 좋지 않겠냐'라고 의견을 전달한 적이 있다. 그래서 전화통화를 하셨다고 한다"며 "(이낙연 전 대표가) 전 정권에서 총리를 지내셨고, 또 당의 대표도 지내셨고, 대선 때 경선도 하셨던 분인데 그래도 귀국하셨으니까 같이 식사라도 하면서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누는 게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측이 통화를 계기로 회동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각에서는 두 사람이 이르면 이번주 회동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당장 친명계에서는 이낙연 전 대표가 정치 행보를 본격화 하기 전, 이재명 대표를 만나는 게 우선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계파 수장인 두 사람이 통합 그림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취지로 보이지만, 친낙계를 비롯한 비명계의 '이재명 퇴진론'을 일축하기 위한 포석으로도 풀이된다.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전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정치 행보 이전에 이재명 대표부터 만나라"며 "두 사람이 검찰 정권에 맞서기, 후쿠시마 오염처리수 방류 저지 등에 합의해 통합의 길로 가면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지만 분열의 길을 택하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낙연 전 대표 측은 선을 그으면서 "이 전 대표가 당 상임고문이기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개인적으로 어떤 정치적 일정을 하지는 않으실 것이다. 광주 5·18 묘지 참배 등 예의를 지켜야 할 일들을 먼저 하실 계획"이라고 전했다.

정성호 의원도 "만날지는 잘 모르겠다"면서 "그분(이낙연 전 대표)의 행보가 다 정치적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는데, 민주당이 내년 총선에서 승리해야 한다라고 하는 데 대해서 저는 100% 공감할 거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 전 대표를 아끼고 또 그분이 역할을 해주기를 바라는 분이 많이 있지 않겠나"라며 "저는 그 방향이 당의 분열이 아니라 당의 통합 또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서 민주당 의원들, 또 지지자들의 단합을 촉진하는 그런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야권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도 이날 CBS라디오에서 "이재명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가 서로 만나서, 괜히 쇼하듯 어디 공개적으로 만났다 어쩌고 할 게 아니라 아무도 모르게 막걸리 좀 먹고 앙금을 털어놓고 그래서 신뢰를 쌓으면 그 다음은 잘 풀려나갈 거라고 본다"며 "당이 제일 어려워질 때가 '콩가루 집안' 소리를 들을 때였다. 둘이 저렇게 계속 친명, 비명 이렇게 되면 그게 콩가루 집안이 되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