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TV 출연하자 서요섭 만면에 미소 “신기했다”

충남 천안 = 데일리안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3.06.23 19:55 수정 2023.06.23 19:55

서요섭. ⓒ KPGA

한국 남자 골프의 간판 서요섭(27, DB손해보험)이 아버지의 TV 출연을 본다면?


서요섭은 23일 충남 천안에 위치한 우정힐스CC에서 열린 ‘코오롱 제65회 한국오픈골프선수권대회’ 2라운드서 3오버파 74타를 기록, 중간 합계 5오버파 147타로 간신히 예선을 통과했다.


5오버파. KPGA 통산 5승에 빛나는 서요섭의 이름값을 감안하면 어울리지 않는 성적표다. 물론 매 대회 고른 성적을 낼 수 없다. 하지만 서요섭은 올 시즌 개막전이었던 DB손해보험 프로미 오픈에서의 3위를 제외하면 아직까지 TOP10 진입이 없을 정도로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


2라운드를 마친 서요섭은 “잘 될 것 같은 느낌으로 1~2라운드를 치렀는데 중간에 한 번씩 OB가 나오는 등 발목 잡힌 부분들이 있었다”라며 “전반에는 아쉬웠지만 후반에 괜찮았다. 일단 탈락을 면한 것에 만족한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9번홀(파5)에서의 트리플보기는 힘이 빠질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다. 서요섭은 “우드로 티샷을 했는데 오른쪽으로 밀렸다. 어드레스조차 하기 어려웠는데 겨우 공을 뺐다. 그런데 또 왼쪽 벙커에 빠졌고 그린 위로 올리려던 게 러프에 들어가면서 트리플 보기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서요섭에게 포기란 단어는 없었다. 그는 “다른 선수들 같으면 정말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었을 것”이라며 “그래도 내가 잘한다면 내일부터 순위를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기대가 더 된다”라며 미소를 잃지 않았다.


서요섭은 올 시즌 부진이 길어지는 이유에 대해 “컨디션이 썩 좋은 편은 아니다”라면서 “개막전 이후 성적이 잘 안 나오다 보니 심리적으로 급해지는 측면도 있다. 오늘도 후반에 느꼈던 것이 내 플레이만 하면 되는데 무엇을 더 잘 하려고 하다 보니 꼬이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서요섭. ⓒ KPGA

그럼에도 서요섭은 특유의 여유와 미소를 잃지 않고 있다. 특히 18번홀에서의 예기치 못한 상황은 경기를 지켜본 팬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날 방송 중계진은 경기를 지켜보는 서요섭의 부친을 앵글에 담았다. 그러자 서요섭의 아버지는 손사래를 쳤고, 이 장면은 모니터가 설치된 18번홀에 그대로 중계가 됐다. 이를 본 서요섭도 만면에 미소를 띄우며 아버지의 방송 출연을 지켜본 것.


서요섭은 “아버지가 중계 화면에 실시간으로 나오시는 게 신기했다. 당황하시는 모습이 재밌어 웃었는데 나 역시 카메라에 잡혔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서요섭은 이번 대회가 끝나면 다음달 13일 스코틀랜드 더 르네상스 클럽에서 열리는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에 출전할 예정이다. 이후 잠깐의 휴식과 부족한 운동을 채운 뒤 후반기를 맞이할 전망이다.


그는 끝으로 “어렵게 생명 연장에 성공했다. 오늘 후반에 좋았기 때문에 이 느낌대로 친다면 상위권이 촘촘하기 때문에 TOP10 진입까지 노릴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밝혔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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