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STO 셈법 분주...선점전략 경쟁 본격화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입력 2023.06.22 07:00 수정 2023.06.22 07:00

미래에셋, 하나금융과 합종연횡...금융사 동맹 참여 증가

은행 연합 확대·증권기관 사업 지원 등 업권 전략 다양화

ⓒ픽사베이

토큰증권 발행(STO·Security Token Offerings) 시장 개화를 앞두고 선점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금융투자업계의 셈법이 분주해지고 있다. 그동안 STO 시장은 증권사 중심으로 협의체가 구축되고 있었지만 은행과의 합종연횡, 증권 관련 기관들의 사업 지원 등 추진 전략이 보다 다양화되는 모습이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웅권 전반이 STO 시장 조성에 속도를 내면서 합종연횡 협의체가 확산되고 있다. 다양한 업권의 참여가 이어지며 증권사들은 은행과 손을 잡는 ‘적과의 동침’도 불사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달 초 하나금융그룹과 토큰증권 컨소시엄인 ‘넥스트 파이낸스 이니셔티브’(NFI)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NFI는 토큰증권 사업을 시작으로 금융혁신과 웹3 사업 확장을 추진하는 연합체로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3월에 SK텔레콤과도 NFI 업무 협약을 맺었다.


하나금융그룹의 NFI 참여로 미래에셋증권은 하나은행·하나증권과 토큰증권 사업협력과 함께 금융 패러다임 혁신까지 도모하겠다는 구상이다. 하나은행과는 블록체인 활용을 통해 혁신 서비스를 발굴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는 토큰증권은 부동산과 미술품, 음악 저작권 등 다양한 자산을 디지털화화한 새로운 형태의 증권이다. 금융위원회는 연내 토큰증권 제도화를 위한 법률 개정안을 제출하고 이르면 내년 말 시행하겠다는 목표여서 증권사들의 협의체 구성에 속도가 붙었다.


금융당국이 이해 상충 방지를 위해 STO 발행과 유통을 맡는 사업자의 분리를 강조하고 있는 만큼 유통 플랫폼을 주로 담당할 증권사 입장에서 단독 운영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은 발행사인 조각투자업체, 핀테크 업체들과의 협업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STO가 신산업으로 부상하면서 금융사들이 STO 동맹에 참여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1분기 말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토스뱅크와 함께 STO 생태계 구축을 위한 협의체 ‘한국투자 ST 프렌즈’를 결성했다. 당시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협력체를 조직한 것은 한국투자증권이 처음이었다.


이후 2분기에는 NH투자증권도 토큰증권 관련 협의체인 ‘STO 비전그룹’에 금융사를 포함시켜 참여사가 종전 8개사에서 12개사로 확대했다. 새롭게 참여하는 곳은 NH농협은행과 케이뱅크, 조각 투자 사업자인 펀블, 아이디어허브 등 총 4개사다.


최근에는 아예 전통 은행들로 연합군을 구성한 협의체도 등장했다.


앞서 4월 NH농협은행을 주축으로 결성된 ‘은행권 STO 컨소시엄’에는 수협·전북은행에 이어 이달 기업·신한·우리은행 3곳도 추가로 참여를 결정했다. 이들은 은행권 STO 시장 참여 방안을 협의하고 토큰증권 발행에 필요한 플랫폼 구축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


한국예탁결제원과 코스콤 등 증권 관련 기관도 해당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예탁원은 정부의 STO 제도화에 발맞춰 연내 플랫폼 등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으로 코스콤 역시 LG CNS와 공동 플랫폼 서비스 사업에 나섰다.


심수빈 키움증권 연구원은 “일본의 경우 이미 전통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토큰증권의 발행 사례가 존재하지만 아직 중앙화된 유통 시장이 형성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국내는 유통시장 형성이 상대적으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매력적인 상품이 상장될 경우 STO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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