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17세女에 반라 요구" 미투 터진 유명인 극단시도…대만 발칵
입력 2023.06.20 10:51
수정 2023.06.20 10:51
대만에서 '미투(Me too·나도 고발한다)'가 확산하는 가운데 '국민 MC'로 불리는 유명인이 지목 당하자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
19일 대만 중앙통신사(CNA)에 따르면 이날 오후 12시 40분께 타이베이 소방국에 51세의 남성이 자해를 해 응급처치가 필요하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병원으로 이송된 남성은 대만의 인기 연예인이자 '국민 MC' 미키 황(51·黃子佼). 그는 현재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한다.
앞서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는 '조피아'라는 인물이 10여년 전 한 유명 연예인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폭로글이 등장했다.
당시 조피아는 작곡가 지망생으로 17세 때 이미 대만 연예계에서 유명했던 한 남성 MC를 우연히 알게 됐는데 그가 어느 날 갑자기 차 안에서 자신에게 강제로 입맞춤을 하려다가 사과를 한 적이 있다고 주장한 것.
또한 그 남성이 어느 날 타이중 한 호텔로 자신을 초대하더니 미술 전시회에 필요한 사진 촬영이라며 반라 포즈를 취해달라고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당시 너무 어렸고 어리석었다. 원래 이 모든 일을 함구하고자 했다"며 "하지만 최근 전국적인 미투 운동이 일고 가해자가 TV에서 긍정적인 모습으로 그려지는 것을 보자 온몸이 떨리고 참을 수가 없었다"고 털어놨다. 다만 조피아는 가해 연예인의 신상은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글 속에 담긴 단서를 근거로 황이 거론됐고 입장 발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결국 얼마 뒤 황은 페이스북에 영상을 올리고 해당 가해자가 자신임을 시인했다.
황은 "미투 운동이 시작된 이래 계속 불안한 마음이었다. 아내와 결혼하고 아이를 출산한 뒤부터 달라지려고 열심히 노력했다"며 "아내는 과거의 일을 모르고 있다. 잘못된 행동을 저지른 것을 후회한다"라고 했다. 또 "어린 시절 어머니의 불륜이 큰 그늘을 안겼다"고 말하기도.
황은 2020년 스무살 연하 여배우 서머 멍(孟耿如)과 결혼했고 지난해 자녀를 낳았다.
멍은 이날 황이 극단적 선택을 한 뒤 성명을 내고 "오늘 밝혀진 사건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하지만 남편은 좋은 사람, 좋은 연예인, 좋은 아버지가 되려고 노력했다"며 "남편과 함께 실수를 마주 보고 적절한 대응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남편이 아직 치료를 받고 있는 만큼 자신들의 사생활을 존중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