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아니면 실패' 아시안컵, 16강에서 한일전?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입력 2023.05.12 09:39
수정 2023.05.12 09:41

아시안컵 조 편성표. ⓒAFC

64년 만의 아시아 정상에 도전하는 한국 축구 상대들이 결정됐다.


한국(포트1)은 11일(한국시각) 카타르 도하 오페라 하우스에서 막을 올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조 추첨 결과 말레이시아(포트4), 바레인(포트3), 요르단(포트2)과 E조에 포함됐다.


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27위)에 따라 포트1에 포함, 개최국 카타르(61위)를 비롯해 일본(20위)-이란(24위)-호주(29위)-사우디아라비아(54위) 등 아시아 전통의 강호들을 피했다.


말레이시아(138위)는 김판곤 전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이 이끄는 팀이다. 전력은 강하지 않지만, 김 감독이 한국 축구를 잘 파악하고 있다는 점에서 껄끄럽다. 요르단(84위)과 바레인(85위)이 랭킹은 한참 아래지만, 복병으로 분류되는 팀들이라 방심할 수 없다. 지난 대회서 한국은 바레인과 16강에서 만나 연장 접전 끝에 2-1 승리했다.


1차전 상대 바레인과는 2024년 1월15일 대결한다. 2차전 상대 요르단과는 20일에 붙고, 최종전이 펼쳐지는 25일에 말레이시아를 상대한다.


현장에서 추첨 결과를 지켜본 클린스만 감독은 대한축구협회(KFA)를 통해 "쉬운 조는 없다고 생각한다. 말레이시아에는 한국인 감독(김판곤)이 있다"며 경계했다.


이어 “아시아에는 강팀이 많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를 이겼고 일본은 독일을 꺾었다. 이란, 호주 역시 훌륭했다”면서도 “우리 역시 강한 팀이다. 우리의 목표는 아시안컵 우승"이라고 확실하게 말했다.


또 "일본과 같은 강한 라이벌들은 일찍 만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웃으며 "우리의 첫 번째 목표는 조별리그 통과 후 16강 진출이다. 이후 결승까지 가면서 일본, 이란 같은 강팀을 꺾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우승이 아니면 실패’로 여기는 아시안컵에서 ‘아시아 강호’들은 토너먼트 대진에 매우 예민할 수밖에 없다. “우승을 목표로 한다”는 클린스만 감독도 대진의 중요성을 언급했고, 일본 언론들은 “D조에서 일본이 2위, E조에서 한국이 1위에 오르면 16강에서 한일전이 펼쳐질 수도 있다”고 경계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 데일리안 김민호 기자

16강에서 한일전이 성사된다면 서로에게 재앙이다. 그러나 객관적인 전력상 16강 한일전 가능성은 희박하다. 두 팀 모두 각 조 1위가 유력하기 때문이다.


일본은 조추첨 결과 인도네시아(149위), 이라크(67위), 베트남(95위)과 함께 D조에 편성됐다. 박항서 감독 후임으로 베트남 지휘봉을 잡은 필립 트루시에 감독의 존재는 껄끄럽다. 일본을 이끌고 2000 아시안컵 우승과 2002 한일월드컵 16강을 이끈 지도자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도 쉽게 볼 수 있는 팀은 아니다.


하지만 ‘2022 FIFA 카타르월드컵’에서 강호들을 연파한 일본이 베트남 등에 밀려 조 2위로 내려앉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무난한 조 1위 통과를 예상한다.


손흥민·김민재 등이 버티고 있는 한국 역시 방심만 하지 않는다면 조 1위에 오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변이 없다면 16강에서 이라크, 8강에서 이란, 4강에서 개최국 카타르를 만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결승에서나 만날 수 있는 대진이다. 일본을 피한다 해도 이란과의 8강이 펼쳐진다면 그 지점이 최대 고비가 될 수 있다.


한편, 아시안컵은 당초 올해 7월 중국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개최권을 반납했다. 이에 따라 개최지가 변경되면서 개최 시기도 내년 1월로 연기됐다. 다음해 1월12일 개막해 2월10일까지 도하와 알라이얀 등의 총 8개 경기장에서 펼쳐진다. 24개 팀이 4개 팀씩 6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 뒤 각 조 1·2위 12개팀과 3위 6개팀 중 상위 4개팀을 더한 16개팀이 토너먼트로 최강자를 가린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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