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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베로 다음 최원호’ 아직도 갈팡질팡하는 한화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3.05.12 07:34
수정 2023.05.12 07:49

2년 연속 팀 최하위, 올 시즌도 하위권 전전하며 경질

최원호 감독 선임하며 리빌딩 끝나지 않았음을 시사

감독직에서 물러난 수베로 감독. ⓒ 뉴시스

느닷없는 수베로 감독 경질 결정에 한화 팬들 또한 혼돈에 휩싸이고 있다.


한화 이글스는 11일 수베로 감독 경질한다면서 최원호 퓨처스 감독을 제13대 감독으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2021년 한화 감독으로 부임한 수베로 감독은 지난 시즌까지 팀을 2년 연속 최하위에 머물게 했고 올 시즌도 팀이 9위에 머물면서 성적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하지만 부진한 팀 성적이 경질 결정에 도화선이 됐을 것이라는 시각은 다소 무리가 있다. 수베로 감독을 선임했을 당시로 시계를 되돌릴 필요가 있다.


당시에도 한화는 여전히 하위권에 머물던 리그 최약체였고 2018년 팀을 깜짝 3위로 올려놓았던 한용덕 감독을 경질시킨 상황이었다.


팀의 대대적인 체질 개선이 요구된 한화는 베네수엘라 출신이자 데이터를 중시하고 리빌딩에 능한 수베로 감독을 데려오는데 성공했다. 그러면서 “젊고 역동적인 팀 컬러를 구축하고자 하는 구단의 목표에 부합”한다는 설명이 곁들여졌다.


투, 타 포지션에서 상위권에 위치한 선수는커녕 규정 이닝, 타석조차 소화할 수 있는 자원이 없었던 한화는 수베로 감독의 담금질을 거치며 노시환, 정은원 등이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올 시즌에는 강속구 듀오 문동주, 김서현이 등장하며 장밋빛 미래가 다가오는 듯 했다.


최원호 신임 감독. ⓒ 한화 이글스

수베로 감독에게도 책임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수베로 감독 재임 기간 한화는 여전히 3할대 승률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경기 내에서 확실한 승부수를 던지지 못해 승리를 내주는 경우도 허다했다. 여기에 팀이 가고자 하는 방향에서도 프런트와 이견을 보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신임 사령탑인 최원호 감독은 퓨처스리그에서 선수 육성에 능한 지도자로 알려져 있다. 또한 구단 측은 4년간 팀에 머물며 선수들에 대한 파악이 잘 되어 있다는 점도 선임의 배경으로 밝혔다. 즉, 한화의 리빌딩은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로써 한화는 이번에도 감독이 중도에 물러나는 비극이 벌어지고 말았다. 실제로 한화는 2010년대 들어 김인식 감독이 물러나고 바통을 이어받은 한대화 감독이 3시즌째 사퇴했고 명장 김응용 감독만이 계약 종료, 김성근, 한용덕, 그리고 수베로 감독까지 계약 기간을 채우지 못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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