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이례적 방문…광저우 LG디스플레이 시찰

김상도 기자 (marine9442@dailian.co.kr)
입력 2023.04.13 21:55
수정 2023.04.14 00:28


12일 중국 광저우의 LG 디스플레이 공장 찾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생산 현황을 살피고 있다. ⓒ 신화/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광둥성 LG디스플레이 광저우 공장을 전격 방문했다. 중국을 글로벌 공급망에서 배제하려는 미국의 움직임이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외국 기업 투자를 환영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12일 광둥성 광저우시 시찰의 일환으로 LG디스플레이 공장과 중국 광저우자동차그룹(GAC) 산하 전기차 브랜드 아이온 등을 방문했다. 시 주석이 지난달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거쳐 집권 3기에 공식 돌입한 뒤 외국 기업을 방문한 것은 처음이다.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높은 수준의 개방, 제조업의 고품질 개발, 과학기술 혁신 등을 촉진하고 관계자들과 의견을 교환했다. 특히 LG 디스플레이 공장을 시찰하며 “외국 투자자는 기회를 잡아 중국으로 오고, 중국 시장에 뿌리를 내려 기업 발전이 새롭게 빛나는 시대를 창조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신화가 전했다. 시 주석은 이곳에서 약 1시간 동안 브리핑을 받고 관계자들과 대화하면서 한중간의 우의를 강조하는 덕담을 했다고 복수의 소식통이 전했다.


시 주석은 지난 7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광저우시로 이동한 이후 현지를 시찰하고 있다. 광둥성은 중국의 대표적인 수출기지이자 ‘개혁·개방 1번지’라는 상징성이 있다.


LG디스플레이 공장은 광저우시 첨단기술산업 개발구에 있다. LG디스플레이와 광저우개발구가 7:3의 비율로 합작 투자한 ‘LG디스플레이 하이테크 차이나’가 공장을 운영하며 2019년 본격적인 현지 생산에 돌입했다. 2020년부터 8.5세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을 양산하고 있다. 현지 생산 능력은 원판 글래스(glass) 기준 월 9만장 규모다.


시 주석이 2012년 중국의 최고 지도자가 된 이후 중국 내 한국 기업을 방문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2013년 중국과 외국 기업이 공동 출자한 섬유 대기업 산둥루이커지를 찾은 이후 이날 이전까지 한국 기업을 포함한 중국 내 외국계 기업을 공식 방문한 사례는 찾기 어렵다.


때문에 시 주석은 지방 시찰 계기에 외자기업을 방문함으로써 외국 기업 투자를 환영한다는 무언의 메시지를 낸 것으로 보인다. 한국 입장에서는 미·중 전략경쟁 심화 속에 한·중관계가 미묘한 상황에서 시 주석이 외국 투자 기업 중 LG디스플레이를 방문처로 택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한·중관계 중시 기조를 보인 것이라는 해석과 함께 반도체를 중심으로 고강도 대중국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에 한국 정부와 기업이 참여하지 않기를 바라는 의미를 담은 행보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상도 기자 (sara0873@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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