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PF 그림자에도 증권사 실적 기대감 ‘업’...주가는 ‘아직’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입력 2023.04.12 07:01
수정 2023.04.12 07:33

1Q 실적 개선 기대감 속 증시 회복 속도

코스피 대비 낮은 주가…향후 반영 ‘주목’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데일리안DB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우려가 여전한 가운데 증권업계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대형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1분기 당초 예상보다 높은 실적으로 ‘어닝 서프라이즈’ 전망이 나오고 있고 최근 코스피지수가 2500선을 돌파하는 등 증시가 다시 활기를 찾고 있어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수익 개선도 기대되고 있다.


다만 증권주들의 주가는 상대적으로 지지부진해 아직 이를 반영하지 못하는 모습이어서 향후 추이에 이목이 쏠릴 전망이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불거진 부동산PF 부실화에 따른 증권업계 유동성 우려가 여전함에도 증시가 회복 조짐을 보이면서 증권사들의 실적 개선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냉기가 돌았던 증시는 최근 온기를 회복하는 모습이다. 코스피지수(11일 종가 2547.86)가 지난 10일 2500선을 돌파한 데 이어 2600선을 향해 나가고 있고 코스닥지수(898.94)는 900선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러한 증시 회복세에 힘입어 투자 대기 자금 성격인 투자자예탁금도 다시 50조원을 넘나들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49조6819억원으로 지난 3일(53조505억원)에는 53조원을 넘는 등 증가세가 완연한 모습이다.


‘빚투’(빚내서 투자) 자금으로 증권사들이 이자 수익을 낼 수 있는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10일 기준 19조3946억원으로 지난달과 이달 초까지만해도 17조~18조원대에서 움직였던 것을 감안하면 확실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이에 증권사들이 올 1분기 당초 예상보다 선방한 실적을 기록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상황에서 실적 개선세가 지속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는 양상이다. 지난해 글로벌 금융 시장 불확실성과 부동산PF 부실로 인한 유동성 우려가 커지면서 빠져나갔던 증시 자금은 올 초부터 조금씩 회귀하기 시작한 상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유가증권시장·코스닥 시장의 일 평균 거래대금은 17조6246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35.3% 증가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증가하는 양상으로 3월만 놓고 보면 지난달 일평균 거래대금은 21조6755억원에 달한다.


이로인해 이달 말부터 발표되는 1분기 실적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의 코스피 증권업 섹터의 1분기 순이익 전망치(컨센서스)는 763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9.46%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3분기 만에 이익이 반등하는 것으로 코스피 전체 순이익 컨센서스(전망치 평균)가 지난 한 달 간 11.84% 하향 조정되는 가운데 증권업 섹터는 오히려 4.39% 상향 조정돼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에 일부 증권사에서는 예상을 뛰어넘는 호 실적으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러한 실적 개선 전망에도 아직 증권주들의 주가는 상대적으로 지지부진해 향후 움직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1일 기준 KRX 증권지수는 599.39로 한 달전(3월13일 종가 610.09)에 비해 오히려 하락했다. 이는 같은기간 코스피지수가 5.69%(2410.60→2547.86) 상승한 것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이 지수가 미래에셋증권, 메리츠증권, 삼성증권, 한국금융지주, NH투자증권 등 국내 주요 10개 증권사들로 구성돼 있는 것을 감안하면 증권주들이 증시 대비 저조한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다만 대형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증권주들의 목표주가는 상향 조정되고 있어 향후 추이에 이목이 쏠릴 전망이다. 최근 한국투자증권은 키움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의 목표주가를 각각 20%(12만5000→15만원)과 12%(8500→9500원) 상향 조정했다. 올해 양사의 순이익 추정치를 기존 대비 각각 19%와 20% 높인데 따른 결과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부동산PF 리스크 우려가 여전하긴 하지만 올 들어 증시 회복세로 증권사들의 실적 개선 조짐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이는 만큼 주가도 이를 곧 반영할 것”이라면서도 “결국 부동산PF 부실화로 인한 유동성 위기의 현실화 여부에 따라 향후 실적과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 ⓒ데일리안 김민호 기자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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