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 '兆 단위' IT용 OLED 투자로 초격차 실현
입력 2023.04.03 12:54
수정 2023.04.03 12:55
이번 주 내 4~5조 단위 투자 앞둬
8.7세대 OLED 라인 갖출 것으로
중소형OLED, 中 과 격차 더 벌린다
중국 패널 업체들이 LCD(액정표시장치)에 이어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시장까지 국내 기업들을 추격하는 가운데 삼성디스플레이가 격차를 벌리기 위해 차세대 먹거리로 꼽히는 IT용 OLED에 조 단위 투자를 이어간다.
3일 업계에 다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번 주중으로 충남 아산에 4~5조 원대 규모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 설비 투자를 단행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앞서 삼성전자가 경기 용인에 300조원대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계획을 밝힌데 이어 이번엔 디스플레이 업계의 지역 거점 투자다.
투자는 충남 아산캠퍼스 내 LCD 생산 라인을 걷어낸 빈 자리를 중심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이며, IT용 OLED 라인이 들어설 가능성이 높다. 기존 6세대 중소형 OLED를 넘어 업계 최초로 8세대 IT용 OLED 라인을 구축할 전망이다.
디스플레이에서 세대는 사이즈를 의미한다. 6세대, 8세대 등 숫자가 올라갈수록 디스플레이 유리기판(원장)의 크기가 커져, 시간 대비 더 많은 OLED 패널을 만들 수 있어 경제성이 높다.
이번 투자는 애플이 스마트폰에 이어 노트북과 태블릿 등에도 OLED 패널을 탑재할 것이란 방침을 밝힌 것과 관련이 깊다. 애플은 현재 아이폰에만 적용 중인 OLED를 내년 출시 예정인 아이패드 10.9인치와 12.9인치 모델의 프로 라인에도 탑재하기로 알려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월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를 방문해 경영진과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 개발 로드맵 등을 논의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앞서 지난해 8월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역시 '국제 정보 디스플레이 학술대회 2022'에 참석해 8세대 IT용 OLED 생산 투자를 언급한 바 있다.
당시 최주선 사장은 "오는 2024년 가동을 목표로 8세대 IT용 OLED 생산라인 투자하고 글로벌 고객사와 협력해 IT와 차량용 디스플레이 사업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삼성디스플레이는 전 세계 OLED 시장 1위 기업이다. 경쟁사인 LG디스플레이가 대형을 꽉 잡고 있긴 하지만, 시장 전체 수요에서 중소형 부분이 더 큰 탓이다. 이에 LG디스플레이와 중국 BOE 등도 IT용 OLED 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옴디아가 발표한 중소형 디스플레이 시장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중소형 OLED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 56%로 선두를 달성했다. 다만 전년 대비 5%p 하락했다.
2위는 점유율 12%를 차지한 중국 BOE가 차지했다. LG디스플레이는 점유율 11%로 1%P 증가했으나 BOE에 2위를 내주며 3위를 기록했다. 아울러 옴디아는 정보기술(IT) 기기용 디스플레이의 OLED 비중이 지난해 3.9%에서 2027년엔 23.6%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수요 곡선이 상승할 것으로 기대되는 IT 기기 시장은 업계의 차세대 먹거리로 주목되는 곳"이라며 "이번 투자를 계기로 삼성디스플레이가 중국 업체와의 격차를 더욱 빠르게 벌릴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