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통제 안되는 개딸에 골머리…친명계는 "그들과 소통해야"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입력 2023.03.27 11:34
수정 2023.03.27 18:36

李 강성 지지층, '비명계 좌표찍기'에 당 내홍 심화

내부서 "李에 대한 반감만 커지게 할 뿐" 지적 나와

친명계는 "지지자들 폄훼 프레임 말려들어선 안 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검찰에 출석한 1월 2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이 대표 지지자들이 집회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민호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의 강성 지지층, 이른바 '개딸'(개혁의 딸)로 인해 골머리를 앓는 모습이다. 이재명 대표가 수 차례 '비명계 좌표찍기' 등 내부 공격 자제를 요청했지만, 이들의 행위는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어서다. 당내에서는 '팬덤'의 영역을 벗어났다며 징계 등 당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개딸'로 불리는 강성 지지층의 비명계 좌표찍기가 이어지고 있다.


온라인 상에서는 이들이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권리당원 입장문'이 퍼지고 있다. 여기에는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 등 당내 상황과 관련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김종민·이상민·이원욱 의원 등의 이름과 지역구, 이들이 응원하는 인사들의 이름이 각각 담겨있다. "권리당원들 기득권 대결 후보, 조직적으로 지원할 것"이라는 문구도 적혀있다. 내년 총선에서 비명계 대신 친명계 인사들을 당선시키자는 것이다.


지난 주말에는 박용진 의원의 지역구 사무실 앞에서 1인 시위가 열리기도 했다. 박 의원은 지난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주노동당 출신 정치 미꾸라지 정치 모리배(온갖 수단과 방법으로 자신의 이익 만을 꾀하는 사람) 박용진'이라는 피켓을 든 시민의 사진을 올리며 "이런 행동이 과연 당의 총선 승리에 도움이 되냐. 혹시 자기만족적인 행동으로 민주당과 이 대표를 이용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24일에는 이원욱 의원의 경기도 화성시 지역구 사무실 앞에서 이 의원을 규탄하는 집회도 진행됐다. 이원욱 의원은 지난 25일 페이스북에 "이원욱을 향한 시위, 조롱, 욕설 좋다. 하지만 조작은 하지 말아야 한다"며 "일부 유튜버들이 악마의 편집으로 악의적 영상을 유포하더니 이제 사진까지도 조작한다. 악마가 필요했나보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표가 수 차례 '원팀'을 강조하며 내부 공격 자제를 요청했음에도 이들의 행위는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 대표는 25일에도 페이스북에 "민주당원이라면, 이재명의 지지자라면 즉시 중단하고, 그 힘으로 역사부정 반민생 세력과 싸워 달라"며 "생각이 다르다고 욕설과 모욕, 공격적인 행동을 하면 적대감만 쌓일 뿐"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우원식 의원은 이날 BBS라디오 '아침저널' 인터뷰에서 "당내 일부 의원들에 대해 과하게 비난하고, 갈라치기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당의 갈등을 야기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과연 그런 (과도한 비난) 행동이 당의 단결과 총선 승리에 도움이 되겠냐. 이재명 대표를 위한 일도 아니고, 당을 위한 일도 아니다"라며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피로를 주고, 적대감만 생기게 해서 이재명 대표에 대한 반감만 커지게 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당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민주연구원장인 정태호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정치쇼'에 출연해 "(개딸들의) 폭력적인 행위들이 당의 분열을 가져오는 거고, 또 윤석열정권의 분열적인 작전에 말려들고 있는 것"이라며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 시절에 예를 들면 '수박'이라는 용어를 쓰면 징계를 하겠다라는 발언까지 있었다. 우리 당 차원에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친명계는 '개딸'과의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펴면서 당내 갈등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남국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뉴스킹' 인터뷰에서 "'개딸'은 일부 보수 언론과 국민의힘에서 민주당을 공격하는 프레임"이라며 "우리 민주당 의원들이 당 지지자들을 폄훼하는 프레임에 말려들어서 공격하고 함께 비판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김남국 의원은 이어 "우리 당원들이, 국민들이 민주당 국회의원들보다 훨씬 더 진심으로 민주당을 위해서 헌신한 분들이기 때문에 거기에 대한 존중과 더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변했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