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바이든처럼 우크라 깜짝방문…비살상장비 포함 5억달러 지원

이한나 기자 (im21na@dailian.co.kr)
입력 2023.03.22 13:19
수정 2023.03.22 13:19

폴란드 경유해 기차로 극비리 우크라 방문

기시다, 회담 전 부차 방문해 추모

"러 침공 규탄·힘에 의한 현상변경 거부"

젤렌스키, G7정상회의 화상참가 밝혀

기시다 후미오(왼쪽) 일본 총리가 21일(현지시간) 키이우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AP/뉴시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가진 날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NHK,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현지시간으로 21일 정오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에 도착했다. 일본 정상의 우크라이나 방문은 2022년 2월 러시아가 침공을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일본 내에서도 극소수의 인원만 관여한 가운데 비밀리에 추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기시다 총리는 20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마치고 21일 귀국 예정이었지만 이날 전세기를 타고 폴란드로 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자동차 경로로 우크라이나 서부 국경에 인접한 폴란드 프세미실 기차역에 도착해 우크라이나행 열차에 올랐다. 지난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깜짝 방문과 비슷한 경로다.


기시다 총리와 동행한 일본 정부 관계자는 관방 부장관과 국가안보국장, 외무심의관, 통역, 경호원(SP) 등 10명 정도다. 키이우 방문은 극소수의 정부 고위 관계자가 조율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회담에 앞서 러시아의 민간인 학살 의혹이 제기된 키이우 인근 부차를 방문했다. 기시다 총리는 학살된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헌화했다. 키이우에서도 전사자 추모의 벽을 직접 찾아 헌화했다.


이후 양국 정상은 비공개 정상회담을 가진 후 공동 회견을 통해 러시아의 침공을 규탄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연대와 변함 없는 지원을 밝혔다. 아울러 힘에 의한 일방적 현상변경을 거부하는 국제질서를 지킬 것을 재확인 했다.


기시다 총리는 "젤렌스키 대통령과 직접 이야기를 하고, 일본의 확고한 연대를 전하고 싶었다"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은 국제질서의 근간을 뒤흔드는 폭거"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는 진정으로 강력한 국제 질서의 옹호자다"며 "일본의 국제 질서를 지키기 위한 리더쉽에 감사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아울러 기시다 총리는 주요 7개국(G7)의 의장으로 우크라이나에의 '흔들리지 않는 연대'를 강조하면서 비살상 장비 3000만달러를 포함해 5억달러 규모의 인도주의적 지원을 약속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5월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에 온라인으로 참가하겠다고 화답했다.


아울러 두 정상은 일본과 우크라이나의 관계를 특별한 글로벌 파트너십으로 격상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NHK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현지시간으로 21일 밤 키이우 중심부의 기차역을 열차로 출발했다. 기시다 총리는 22일에는 폴란드 안제이 두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개최한 후 귀국한다.

이한나 기자 (im21n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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