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전 비서실장 유서 "이재명, 정치 내려놓으라…열심히 일만 했는데 억울"
입력 2023.03.10 10:22
수정 2023.03.10 20:16
숨진 이재명 전 비서실장 전 씨, 지난해 12월 퇴직 전후 '성남FC 의혹' 검찰 조사 받아
유족 "성남FC 의혹 관련 앞두고 있던 조사는 없어…매스컴에 이름 오르내리면서 스트레스"
김성태 회장 모친상도 조문…당시 '이재명 측근이 대리 조문' 제목으로 언론 보도
유족, 유서 공개 강하게 거부…부검, 유족 동의 필요하지만 아직 결정된 것 없어
숨진 채 발견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기도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 전 모씨가 유서에서 자신이 받는 혐의에 대해 억울함을 호소하며 이 대표 이름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전날 사망한 전 씨는 이헌욱 전 GH 사장의 사퇴로 사장 직무대행을 맡던 중 지난해 12월 말 퇴직했다. 전 씨는 퇴직 전후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사건과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지난 2014년 10월부터 2016년 9월까지 성남FC 구단주로 재직하며 두산건설과 네이버, 차병원, 푸른위례 등 4개 기업으로부터 후원금 133억 5000만원을 유치하는 대가로 이들 기업에 건축 인허가나 토지 용도 변경 등 편의를 제공한 혐의 등을 받는다.
전 씨가 정확히 몇 차례 검찰 조사를 받았는지, 앞으로 예정된 조사가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전 씨 유족은 "'성남FC 의혹' 사건으로 퇴직 전 한 차례 검찰 조사를 받았으며, 앞두고 있던 조사는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전 씨가) 매스컴에 이름이 오르락내리락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도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씨는 올해 1월 31일 수원지법에서 열린 이화영 전 경기도 부지사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사건 공판에서 이름이 거론됐다.
당시 증인으로 출석한 쌍방울 전 비서실장 A씨가 "2019년 5월 경기도지사 비서실장이 김성태 회장 모친상에 조문을 왔다"고 증언한 것이다.
이러한 내용은 '김성태 모친상 때 이재명 측근이 대리 조문'이라는 등 제목으로 언론 보도됐다. 이후 조문 당사자로 지목된 전 씨는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 전 씨가 사망 전 보인 별다른 특이점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서는 전 씨가 작성한 노트 6쪽 분량의 유서가 발견됐다. 그는 유서에서 "나는 일만 열심히 했을 뿐인데 검찰 수사 대상이 돼 억울하다"는 심경을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문화일보는 유서에 “이재명 대표는 이제 정치를 내려놓으십시오. 더 이상 희생은 없어야지요”라는 내용이 담겼다고 보도했다. 특히 유서에는 이 대표의 이름도 언급된 것으로 전해졌으나 어떤 내용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유족은 유서 공개를 강하게 거부하고 있다.
경찰은 전 씨에게 타살 혐의점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정확한 사망 경위를 밝히기 위해 시신 부검을 검토 중이다. 부검을 위해서는 유족의 동의가 필요하다.
경찰 관계자는 "유족이 유서 내용 공개를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밝혀와 유서에 관해서는 어떤 말도 해줄 수 없다"며 "시신 부검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 씨는 이달 9일 오후 6시 45분쯤 성남시 수정구 자택에서 숨진 상태로 아내에게 발견됐다. 전 씨 아내가 "현관문이 잠긴 채 열리지 않는다"고 119에 신고했고, 구급대원들이 문을 강제 개방한 뒤 숨져 있는 전 씨를 발견해 경찰에 인계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 씨의 시신은 성남시 의료원에 안치돼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