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정책비전 밝힌 안철수…"尹·당원과 함께 가겠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입력 2023.02.25 02:00
수정 2023.02.25 02:00

24일 정책비전 발표회 열고 "귀책 시 무공천" 선언

윤석열 대통령이 추진하는 3대 개혁 지원안도 발표

'공천 개혁, 비례대표 순번 당원 결정' 이어 세 번째

安 "당대표 되면 당 승리 위해 어떤 일도 감당·감수"

안철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15일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첫 방송토론회에 앞서 리허설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안철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3번째 정책비전을 발표하면서 정책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레이스에 돌입했다. 이번엔 부패 정치인을 몰아내기 위한 재보궐 무공천과 윤석열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3대 개혁 추진을 적극 지원하기 위한 발맞주기 전략을 내세웠다. 이미 당의 혁신안과 총선승리 전략, 선거인단제·배심원제를 통한 책임당원의 비례대표 순번 결정권 등 정책 등을 내놓은 안 후보는 당원 중심의 전략을 통해 당심을 붙잡겠다는 입장이다.


안 후보는 24일 국회 의원회관 간담회장에서 제3차 정책 비전 발표회를 열고 '정부 3대 개혁 뒷받침 방안과 정치권 부패척결 방안'을 발표했다. 재보궐선거 귀책 사유가 있는 정당이 공천을 할 경우 해당 정당이 재보궐선거 비용 전액을 부담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을 추진해 범죄력이 있는 후보를 공천하는 부도덕한 정당에 강력한 재정적 책임을 묻겠다는 게 핵심이다.


안 후보는 "제1야당 대표가 받는 부패 범죄 혐의는 단순히 개인의 문제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정치권의 책임, 정당의 책임을 제도화하는 계기로 삼아 여의도에 부패정치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며 "부패 등 중대범죄로 인해 재·보궐선거 시 귀책 사유가 있는 정당은 공천하지 않겠다는 조항을 당헌에 반드시 명시하고 반드시 지키겠다는 대국민 여야 공동선언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또 소속 국회의원, 자치단체장 등 선출직 공직자가 부패범죄로 유죄 확정시 정당 국고보조금의 일정 비율을 삭감 또는 환수해 부패범죄를 저지른 정당에 연대책임을 부여하겠다는 방안도 포함됐다. 국고보조금 삭감 비율은 중앙선관위, 전문가 등과 협의하되 국민 눈높이에 맞춰 충분하게 책임을 묻는 수준으로 책정할 계획이다.


이어 "특히 정당은 정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가 부패에 연루됐을 경우 강도 높은 연대책임을 짐으로써 정당의 자기책임을 강화하는 제도개혁이 이뤄져야 한다"며 "지금까지 너무 개인에게만 책임을 돌리니 정당이 이 일에 적극 나서지 않았다. 이제 정당까지 책임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안 후보는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연금·노동·교육 등 3대 개혁 추진을 지원하기 위해 ▲3대 개혁 범국민추진지원단 구성 ▲범국민개혁추진단 공동단장 맡아 100일 개혁 투어 진행 ▲연금개혁추진 여야 공동선언 등을 공약했다. 이를 통해 윤 대통령과 함께 걸어가겠다는 시그널을 전달해 '문제없는 당권주자'로의 이미지를 확고히 다지겠다는 전략에서다.


안철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22일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TV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이번 정책비전 발표로 안 후보가 당권에 도전한 이후 제시한 개혁안은 벌써 3개가 됐다. 첫 번째는 지난 12일 연 정책비전 발표회에서 내놓은 '공정하고 투명한 공천시스템'과 'AI를 활용한 국민의힘의 개혁안'이다. 안 후보가 제시한 공천개혁안은 당원 검증 절차를 거친 공천의 원칙·기준 등을 만들어 정실·외압 공천을 모두 차단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당 소속 국회의원 전원의 이름으로 '불체포특권 포기 대국민 서약'을 추진하겠다는 내용도 담겼다.


두 번째는 지난 19일 내놓은 책임당원 선거인단제와 배심원제를 시행해 공천권을 당원에게 돌려주겠다는 내용이다. 특히 이를 통해 책임당원 선거인단이 비례대표 순번을 결정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게 돼 낙하산 공천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게 핵심 내용이다. 이외에도 당원 청원시스템의 도입, 당원소환제 대상 확대 등을 공약으로 내걸기도 했다.


안 후보가 이 같은 정책비전 발표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선명성과 차별화를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당권 경쟁자인 김기현 후보와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내년 총선승리를 담보로 한 공천권 개혁안으로 당원들의 표심을 잡겠다는 전략이다. 안 후보가 당원들의 권리와 권한을 확대하는 방안들을 대거 공약으로 내건 이유도 이 때문이다.


안 후보는 "당 대표로서 당의 승리를 위해서라면 어떤 일도 감당하고 감수할 것이며 우리 당의 선명성, 도덕성, 민주성을 강화하고 민주당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하겠다"라며 "제가 당 대표가 되면, 강력한 반부패 정치개혁방안을 통해 윤석열 정부의 3대 개혁의 명분을 살리며 국정을 튼튼하게 뒷받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김기현 후보가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데다 천하람 후보가 갑자기 치고 올라오자 안 후보가 정책으로 승부를 건 것으로 보인다"며 "일찍이 약간의 갈등을 빚었던 윤 대통령과의 관계를 재설정하고 당원 중심의 공약들을 통해 선명성을 부각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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