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사고로 전신화상…'지선아 사랑해'의 그녀, 이대 교수됐다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입력 2023.02.24 15:26
수정 2023.02.24 19:58

스물 셋, 꽃다운 나이에 교통사고로 전신 화상을 입고 30번 넘는 수술을 견뎌낸 이지선 교수가 23년만에 모교인 이화여자대학교에 돌아와 사회복지학과 교수로 강단에 서게됐다. 이지선 교수는 책 '지선아 사랑해' 저자로 잘 알려져있다.


ⓒ이지선 교수

이 교수는 24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오는 3월 1일(신학기)부터 이화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로 일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기나긴 면접 채용 과정을 지나며 다리도 억세지 못하고 목소리도 작은 자라는 것을 또 한 번 깨달았다"면서 "스물셋에 사고를 만나고 떠나게 된 이화에 23년 만에 교수로 돌아왔다. 모교에서 가르치는 기쁨을 누리게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난 14일 이화여대에서 열린 2022학년도 동계 전체교수회의에 참석해 받은 자 사진도 함께 올렸다.


이 교수는 지난 2000년 학교 도서관에서 공부를 마치고 오빠의 차를 타고 귀가하던 중 음주 운전자가 낸 7중 추돌사고로 전신 55%에 3도의 중화상을 입었다. 당시 이 교수는 이화여대 4학년에 재학 중이었다.


사고로 이 교수는 7개월 동안 입원하며, 30번이 넘는 대수술과 장기간의 재활치료를 받아야 했다. 이 과정에서 이 교수는 엄지손가락을 제외한 여덟 개의 손가락을 한 마디씩 절단하고 3급 장애 진단을 받았다.


그러나 이 교수는 좌절하지 않았다. 힘든 시간이었던 재활 과정을 극복한 이야기를 담아 '지선아 사랑해'를 출간한 것. 이 책은 많은 사람에게 용기와 감동을 전했다.


이 교수는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사고를 당한 것이 아닌 만난 것"이라며 가해자를 원망하는 대신 오히려 "종합보험에라도 들어놓아서 다행이라고 여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왜 나일까라고 원망하는 대신 하루에 하나씩 감사할 것을 찾으며 고통을 버텼다"며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후 이 교수는 이화여대 유아교육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보스턴대학교에서 재활상담학 석사, 컬럼비아대 사회복지학 석사학위를 받은 뒤 UCLA에서 사회복지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2년간의 미국 유학 끝에 귀국한 이 교수는 2017년부터 한동대학교 상담심리 사회복지학부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쳤다.


한동대를 떠나게 된 이 교수는 학생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6년 전 학생들을 가르치는 사람으로 불러주셨지만, 오히려 학생들에게 배우는 사람으로 살았던 것 같다"며 "좌충우돌하는 새내기 교수를 참아주고 기다려준 한동대학교 학생들 고맙다"고 했다. 이어 "축복하며 보내줘서 감사하고 지난 6년간 이만큼 성장하게 해줘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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