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노조 '깜깜이 회계'에 지원금 중단·세액공제 재검토 초강수

정부는 20일 노동조합 회계 투명성 강화를 위해 회계 장부를 제출하지 않는 노조를 겨냥해 정부 지원금 중단과 환수, 노조 조합비 세액공제 재검토 등 초강경 대응책을 내놨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날 윤석열 대통령에게 노조 회계 투명성 강화 관련 보고를 마친 뒤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회계장부 비치·보존 결과를 제출하지 않은 207개 노조에 대해 무관용 원칙으로 엄정 대응할 계획"이라며 "14일간의 시정 기간을 부여하고 미이행 시 과태료를 부과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럼에도 계속 보고하지 않는 노조에 대해서는 질서위반행위법에 따라 현장 조사를 실시하고, 이를 거부하거나 방해·기피하는 경우엔 과태료를 추가로 부과하겠다"고 했다. 과태료는 각각 500만원 이하 범위에서 부과할 수 있다.

앞서 고용부는 지난 1일부터 15일까지 조합원 수 1,000명 이상 단위노동조합 및 연합단체 327곳에 회계 관련 자료를 요청했으나 이 중 207곳(63%)이 제출을 거부했다.

또 "올해부터 회계 관련 법령상 의무를 준수하지 않는 노동단체를 지원에서 배제하고, 그간 지원된 전체 보조금에 대해선 면밀하게 조사해 부정 적발 시 환수하는 등 엄정 조치할 계획"이라고 했다.

노조 회계 투명성 강화를 위한 가이드라인 마련과 노조 회계 공시 시스템 구축, 국제 기준에 맞춘 조합원 열람권 보장, 회계 감사 사유 확대 등 전반적인 법 제도 개선 방안도 마련해 3월 초에 발표하기로 했다.

아울러 이 장관은 "법 개정 전이라도 노조 회계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 노조에 대해선 과거 20%였고, 현재 15%인 노조 조합비 세액 공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 장관은 이 같은 조치 배경과 관련해선 "과거 정부가 노조는 약자이고, 노조의 자율과 자치를 보장한다는 등의 이유로 법에 나와 있는 정부의 책무를 소홀히 했던 측면이 있다"며 "투명성과 공정성을 중시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본격적인 등장과 국민 여론 등을 감안해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이 장관에게 보고를 받은 뒤 "노조 회계 투명성이 확보되지 않고서는 공정한 노동시장 개혁을 이룰 수 없고, 기득권 강성 노조의 폐해 종식 없이는 대한민국 청년의 미래가 없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한덕수 국무총리와 가진 주례회동에서도 "노조 회계 투명성은 노조 개혁의 출발점"이라며 "국민의 혈세인 수천억의 정부 지원금을 사용하면서도 법치를 부정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단호한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