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 "AI 챗봇, 반도체 수요 새 '킬러 앱' 될 것”
입력 2023.02.15 15:40
수정 2023.02.15 16:05
글로벌 데이터 생성·저장·처리량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SK하이닉스 세계 최초 개발 HBM, AI시대 기술 진화 중추 역할
박정호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이 "AI 챗봇 서비스가 반도체 수요의 새로운 킬러 애플리케이션이 될 것이고, 그 중심엔 항상 메모리 반도체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15일 SK하이닉스에 따르면, 박 부회장은 이날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림대 도헌학술원 개원 기념 학술심포지엄에 참여해 'AI 시대, 한국 반도체가 나아갈 길'을 주제로 한 기조 연설에서 이처럼 밝혔다
박 부회장은 "챗GPT 등 AI 시대가 펼쳐지고 관련 기술이 진화하면서 글로벌 데이터 생성, 저장, 처리량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라며 "이러한 흐름 속에 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최고속 D램인 HBM(고대역폭 메모리)은 AI 시대 기술 진화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SK하이닉스는 세계 최초로 HBM3를 양산해 엔비디아에 납품하고 있다. HBM 최신 세대인 HBM3는 초당 데이터 처리 속도가 819GB(기가바이트)에 달해 초고속 AI 반도체 시장에서 최적의 제품으로 평가 받고 있다.
박 부회장은 "중앙처리장치(CPU)에 직접 연결되는 기존 메모리 용량 확장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CXL 등 공유 메모리의 역할도 중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부회장은 메모리 반도체가 IT 기술 발전에 중추적 역할을 한 사례로 아이폰을 꼽았다. 그는 "아이폰의 모태인 '아이팟(iPod)'이 처음 출시될 당시 저장 장치로는 하드디스크(HDD)가 사용됐으나, 메모리 기술이 발전하면서 낸드 메모리가 HDD를 대체하며 스마트폰 혁신으로 이어졌다"고 했다.
또한 한국이 반도체 강국의 위상을 지키기 위해서는 ▲우수 인재 육성, ▲정부의 반도체 생태계 강화 노력 ▲미래 기술 준비가 필수적이라고 제언했다.
박 부회장은 "반도체는 20년 이상 한국의 수출 1, 2위 품목이며, 산업 종사자도 31만 명으로 추산된다"며 "아울러 한국의 글로벌 메모리 시장점유율이 62%로 압도적인 1위인 만큼 이는 국가 차원에서 강화해야 하는 핵심 산업"이라고 강조했다.
박 부회장은 대기업, 소부장, 학계가 함께 반도체 생태계를 활성화할 플랫폼으로 미니 팹(Mini FAB) 구축도 제안했다. 미니 팹은 반도체 생태계 기업과 학계의 연구 결과나 시제품 분석, 양산 테스트를 지원할 수 있도록 반도체 공정을 간소화한 형태로 FAB 장비 환경을 제공하는 시설이다.
최근 전세계 반도체 강국들이 연구와 테스트를 위한 300mm 기반 미니 팹을 보유해 반도체 기술을 경쟁적으로 발전시키고 있는 현실을 감안한 주장으로 해석된다. 현재 국내는 200mm 기반 미니 팹만 보유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027년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내에 미니 팹 성격의 300mm 기반 '트리니티 팹'을 계획 중이다.
박 부회장은 "전세계 서버용 D램이 DDR4에서 DDR5로 전환되면 2022년부터 2030년까지 누적 29.2TWh(테라와트시)의 전력을 감축할 수 있고 이는 약 1167만 톤의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추산된다"며 "한국 반도체가 고효율, 고성능 제품 개발로 지구와 인류에 기여하고 이러한 리더십이 다시 업계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