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만원 안 갚으면 장기 적출"…대학교 동창 감금하고 '담배빵' 한 20대들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입력 2023.01.25 11:23
수정 2023.01.25 11:24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빌린 돈 30만원을 갚지 않는다는 이유로 대학 동창생을 납치·감금해 이른바 '담배빵'을 가하고, '장기 적출'까지 운운하며 원금의 70배에 가까운 2천만원을 뜯어내려 한 20대들이 나란히 실형을 선고받았다.


24일 춘천지법 형사2부(이영진 부장판사)는 강도상해와 폭력행위처벌법상 공동감금 등 혐의로 기소된 A(23)씨를 비롯해 동갑내기 B, C씨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 등과 함께 기소된 또 다른 공범 E(21)씨에게는 가담한 정도가 중하지 않고 피해자와 합의한 점 등을 고려해 벌금 1천만원을 선고했다.


A씨 등은 지난해 8월 피해자 D씨를 강제로 차에 태워 충북 음성으로 끌고 간 뒤 약 8일 동안 감금하면서 욕설과 협박을 하고 폭행해 입안이 찢어지는 상처를 입히고 담뱃불로 팔을 지지는 등 상해를 가한 혐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대학 동기인 D씨가 약 30만원을 갚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 같은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 일행은 D씨를 협박해 'A로부터 현금 2천만원을 빌렸다'는 가짜 채무 내용이 담긴 지급각서를 쓰게 했다.


또 이들은 '장기를 적출할 수 있다고 말해라', '돈 갚기 전에는 어디 갈 생각 하지 말아라', '도망가면 죽인다'며 협박을 하고 D씨가 대부업체로부터 대출받은 60만원과 통장 2개도 가로챘다.


A씨 등은 법정에서 "강도상해죄가 아닌 공갈죄에 해당한다"거나 "피해자가 입은 상처가 가벼워 자연적으로 치유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혐의를 축소 또는 부인했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D씨에게 가한 폭행과 협박은 수적 우위와 유형력의 정도, 협박성 발언의 정도와 내용 등에 비추어 볼 때 충분히 D씨의 반항을 억압하거나 항거할 수 없게 할 정도에 이른다고 판단했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촬영된 D씨의 왼쪽 얼굴이 타박상으로 부은 모습과 입 안이 터진 모습, 팔목 부위에 화상 흔적이 남아 있는 모습 등으로 미루어보아 상해죄에도 해당한다고 봤다.


재판부는 "범행 경위와 내용, 강제로 빼앗은 금액, 피해자가 입은 상해 정도에 비추어 볼 때 죄질과 범죄 정황이 매우 나쁘다"며 "피해자는 이 사건 범행으로 상당한 공포심과 무력함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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