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고물가·수출 감소로 경기 둔화 우려 계속”
입력 2023.01.13 11:29
수정 2023.01.13 11:29
기재부 최근 경제동향 1월호 발표
대외 불확실성에 세계 하방위험 지속
정부가 고물가와 수출 감소 등 여파로 당분간 경기 둔화가 우려된다는 진단을 내놓았다.
기획재정부는 13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월호를 발표하면서 “최근 우리 경제는 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지속하는 가운데 내수회복 속도가 완만해지고 수출 감소 및 경제심리 부진이 이어지는 등 경기둔화 우려가 확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대외적으로는 통화긴축 속도, 중국 방역상황 등에 대한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가운데 주요국 성장둔화와 우크라이나 전쟁 방향 등에 따른 세계경제 하방위험이 지속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경기 둔화 우려 분석은 지난해 6월 이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실제 주요 지표를 보면 경제 침체 상황에 가깝다. 12월 수출은 반도체 등 정보통신(IT) 품목의 동반 위축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5% 감소한 549억9000만 달러에 그쳤다.
15대 주요 수출 품목 중 자동차(28%), 석유제품(23%), 이차전지(30%), 선박(76%) 등 4개 품목만 증가하고 11개 품목은 줄었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22억4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9.5% 감소했다.
11월 경상수지는 무역수지 적자가 확대되면서 6억2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11월 전(全)산업 생산은 전월보다 0.1% 증가했다. 서비스업 생산(-0.6%)이 줄었지만 광공업 생산(0.4%) 등이 늘면서다.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1.8% 감소했지만 설비투자(1.0%)와 건설투자(1.4%)는 증가했다.
12월 서비스업 속보치를 보면, 온라인 매출액은 12.7% 늘었으나 지난 8월 이후 4개월 연속 증가세가 둔화했다. 일평균 주식거래대금은 11조8000억원으로 전월보다 2조5000억원 감소했다.
고속도로 통행량은 전월과 비슷한 수준(0.0%)이었고, 차량 연료 판매량은 5.7% 증가했다. 소상공인 체감경기지수는 56.5p로 전월보다 0.5p 하락해 석 달째 하락세다.
12월 소매판매의 경우 카드 국내승인액(10.8%)과 백화점 매출액(11.2%)이 전월보다 증가해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반면 국산 승용차 내수 판매량은 전월보다 0.5% 감소했다.
이승한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이태원 참사의 영향은 11월 달로 끝났다. 11월은 또 날씨가 굉장히 따뜻해 난방기기와 옷 등이 굉장히 많이 덜 팔렸다. 12월은 반대로 날씨가 추워 전달에 못 샀던 동절기 의류 구매로 백화점 매출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카드 매출액 증가에 대해서는 “2021년 12월 오미크론이 나타나면서 방역이 조금 안 좋은 상황이었다 보니 소비가 상대적으로 좋지 않았다. 기저영향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소비자심리지수(CSI)는 89.9로 전월(86.5)보다 3.4p 올랐다.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74로 전월보다 1p 내려갔고, 1월 전망 또한 4p 하락한 70에 그쳤다.
소비자심리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그 미만이면 과거 평균적인 경기상황보다 좋지 않다는 뜻이다. 기업경기실사지수는 기업체가 느끼는 체감경기로, 100 미만이면 경기 악화를 예상하는 기업이 더 많다는 의미다.
12월 취업자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만9000명 늘었고 실업률은 3.0%로 전년보다 0.5%p 하락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석유류 가격 하락 등으로 상승 폭 둔화 흐름이 지속하면서 전월과 동일하게 5.0% 상승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는 4.8% 올랐다.
한국은행이 이날 0.25%p 금리를 인상한 것에 대해 이 과장은 “금리인상의 영향은 기업 투자비용 증가 등 소비와 투자 쪽에 시차를 두고 영향이 나타난다”며 “물가 안정 효과가 있으면 그만큼 구매력이 개선되는 부분이 있어서 플러스, 마이너스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