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은 실패, 지방은 성공…달라진 분양시장 풍경

황보준엽 기자 (djkoo@dailian.co.kr)
입력 2022.12.29 05:36
수정 2022.12.29 05:36

광명서 분양한 '두단지' 모두 미달…1순위 마감 실패

'역대 최대 분양가' 부산 단지선 두자릿수 경쟁률 기록

"수도권이라고 청약 안해…수요자 더욱 보수적 접근할 것"

부동산 침체가 지속되면서 수요자들의 옥석가리기가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뉴시스

부동산 침체가 지속되면서 수요자들의 옥석가리기가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과거처럼 수도권이라는 것 만으로는 성공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준서울' 입지로 수요가 가장 탄탄하다는 광명은 미달이 발생하는가 하면, 오히려 지방인 부산에선 높은 경쟁률로 1순위에서 청약을 마감했다.


29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경기도 광명시 철산자이더헤리티지 일반공급 1순위 당해지역 청약 접수 결과 930가구 모집에 902명이 청약하면서 0.96 대 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용 59㎡A는 237가구 모집에 109명만 접수했고, 전용 59㎡B도 458가구 모집에 204명이 미달이 발생했다.


전날 특별공급에서도 602가구(기관 추천분 제외) 모집에 651명이 지원해 1.08 대 1의 평균 경쟁률을 보였다.


같이 광명에서 분양한 호반써밋 그랜드 에비뉴의 경우 더 낮은 성적표를 받았다. 293가구 모집에 184개의 통장만 접수돼 0.6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용면적 74㎡A 2.33대 1(6가구 모집에 14명)을 비롯해 전용 84㎡A 1.54대 1(35가구 모집에 54명), 전용 59㎡B 1.2대 1(10가구 모집에 12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청약자를 채우지 못했다.


서울 서남부권과 인접해 '준서울'로 분류되는 광명도 시장 침체를 피해가지 못했다. 높은 분양가가 실패의 원인으로 꼽힌다.


철산자이 전용면적별 분양가는 최고가 기준 ▲59㎡ 7억9600만원 ▲84㎡ 10억4900만원 ▲114㎡ 11억9900만원 등이다. 이에 반해 광명역푸르지오 전용 84㎡는 지난달 철산자이의 분양가 보다 낮은 9억200만원에 거래됐다.


광명시가 과천, 하남 등과 여전히 규제지역으로 지정돼 있어 청약 성적이 더 악화됐다는 분석도 있다.


반면 같은 시기 부산에서 분양한 남천자이의 경우 역대 부산 최고 분양가인 평당 3000만원이 책정됐지만, 총 57가구 모집에 3065가구가 몰려 평균 53.77대 1의 높은 경쟁률로 마감했다. 전날 특별공급도 양호한 성적표를 받은 바 있다. 48가구(기관 추천분 제외)를 모집하는 특공에 234명이 청약을 넣으면서 4.87대 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주거 선호도가 높은 입지인데다, 규제지역에서 벗어나면서 대출 및 청약 조건이 완화된 것도 한몫한 것으로 풀이된다. 비규제지역이 되면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은 50%에서 70%로 확대되고, 총부채상환비율(DTI)은 50%에서 60%로 높아진다.


청약 1순위 요건도 완화되는데 청약 통장 가입 후 6개월이 지나면 1순위 자격을 얻을 수 있고, 재당첨 제한도 없다. 주택 소유 유무도 무관해진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수요자들이 이젠 수도권이라고 무조건 청약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현상"이라며 "점차 옥석 가리기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는 수요자들이 더욱 보수적 시각으로 접근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황보준엽 기자 (djko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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