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형 ETF, 올해 성장 발판으로 내년 퀀텀점프?
입력 2022.12.27 08:00
수정 2022.12.27 08:07
올해 일평균 거래대금 40%↑…비중도 두 자릿수로
내년에도 증시 침체...안전성·접근성 장점에 성장세
올해 증시 침체 속에서도 상장지수펀드(ETF) 성장세가 두드러진 가운데 채권형 ETF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거래도 활발해지고 있어 향후 추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내년에도 증시 부진이 이어지면서 주식 투자 인기가 하락하는 가운데 ETF 상품도 점점 다양해지고 있어 보다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투자를 원하는 수요를 끌어당길 것으로 보인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국내 채권형 ETF의 일평균 거래대금(23일 기준)은 3722억원으로 지난해(2650억원) 대비 40.45%(1072억원) 증가했다.
올해 전체 ETF 시장에서의 일 평균 거래대금이 2조9462억원에서 2조7998억원으로 4.97%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활발한 거래가 이뤄진 셈이다. 같은기간 국내 주식형 ETF의 일 평균 거래대금은 13.92%(6926억→5962억원)나 감소했다.
이에따라 일평균 거래대금에서 채권형 ETF가 차지하는 비중도 9%에서 13.3%로 4.3%포인트나 늘어났다.
순자산총액은 지난 23일 기준 5조6118억원으로 전년(5조8164억원) 대비 3.52%(2046억원) 감소했지만 같은기간 국내 주식형 ETF 순자산총액이 16.82%(36조4766억→30조3404억원) 줄어든 것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선방한 성적표다.
이같은 양상은 올해 증시가 침체 일로를 겪으면서 주식에 비해 안전성이 높으면서도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용이한 ETF에 돈이 몰린 가운데 주식형 ETF보다는 채권형 ETF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결과로 풀이된다. 올해 코스피시장 시가총액은 17% 줄어들었고 일 평균 거래대금도 41.3%(15조4000억원→9조원)나 감소했다.
채권형 ETF가 상대적으로 높은 인기를 구가한 데는 올 한 해 전 세계적으로 지속된 금리 인상 등 강력한 통화 긴축 정책 기조의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기준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채권금리도 상승(채권 가격 하락)했는데 낮아진 채권 가격에 저가 매수세가 강하게 유입됐다. 향후 채권 가격이 상승해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판단 하에 투자 수요가 몰린 것이다.
특히 만기가 있는 존속기한형 ETF의 경우, 만기까지 보유만 하면 매수 시점에 예상한 기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는 높은 예측 가능성과 함께 투자 금액에 제한이 없고 중도 해지시 불이익도 없다는 장점때문에 돈을 빠르게 빨아들였다. 매달 월급처럼 배당이 들어오는 월배당 ETF도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업계에서는 내년에도 채권형 ETF 시장이 인기를 계속 구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에도 증시 부진이 지속되면서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계속 높을 것으로 보이는데다 상품도 보다 다양해지면서 투자자들의 선택 폭이 넓어지는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보다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투자를 원하는 수요가 높아지는 시장 환경에 부합하는 상품이 지속적으로 공급되고 있다”며 “증시 침체로 직접 투자가 시들해지고 있는 가운데 다양한 상품으로 투자자들의 구미를 끌어 당기고 있어 앞으로도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