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시총 5000억 달러 붕괴…머스크, 주식 또 내다팔았다
입력 2022.12.15 21:20
수정 2022.12.15 21:23
미국 전기자동차업체 테슬라의 주주들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 테슬라의 주가가 연일 곤두박질치며 2년래 최저치로 주저앉은 데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시장이 나빠 자사주 매입을 해도 시원찮을 판국에 주식을 대규모 내다팔고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테슬라 주가는 지난 14일(현지시간) 미 나스닥시장에서 전날보다 2.58% 하락한 156.8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2020년 11월 이후 가장 낮다. 연초(지난 1월 3일) 주가 대비 61% 급락했다.
이에 따라 테슬라의 시가총액도 2020년 11월 이후 2년 만에 5000억 달러(약 656조원)선이 맥없이 무너졌다. 지난해 10월 한때 시가총액이 1조 달러를 넘겼지만 이날 반토막도 안 되는 4951억 달러로 쪼그라들었다.
테슬라 주가의 폭락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국제 원자재값 상승, 공급 부족 및 생산 차질 등이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여기에다 머스크 CEO가 트위터를 인수한 후 테슬라 경영을 소홀히 한다는 우려가 커지는 등 오너 리스크도 한몫했다. 그가 트위터 인수 계약을 완료한 올 10월 27일 이후에만 주가는 28%나 떨어졌다.
로이터통신은 주주들이 머스크 CEO가 트위터를 인수한 후 소셜미디어가 좌편향됐다고 주장하는 등 정치적 발언으로 테슬라 가치를 훼손한 것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달 8일 미국 중간선거 하루 전날 “야당 공화당에 투표하라”고도 했다.
테슬라의 3대 개인 주주이자 한때 머스크 CEO의 ‘팬’을 자처했던 코관 레오는 트위터에 “그가 테슬라를 버렸다. 테슬라에는 머스크가 아니라 팀 쿡(애플 CEO) 같은 경영인이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펀드매니저 개리 블랙도 트위터에 “고객은 테슬라 차를 타며 자랑스럽고 싶지, 논란으로 부끄러워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머스크 CEO가 이번주 초 테슬라 주식을 대량 매각했다. 미 경제매체 CNBC 등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14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를 통해 테슬라 주식 매도 현황을 공개했다. 그는 지난 12~14일 3일간 테슬라 주식 약 2200만주를 처분했다. 현금으로 36억 달러 규모다. 시장정보업체 래피니티브에 따르면 머스크의 테슬라 지분율은 전년 같은 기간 17%에서 13.4%로 1년 새 3.6%포인트 줄었다.
이번 매각 규모는 지난 10월 머스크가 트위터를 440억 달러에 인수한 뒤 그가 현금화한 주식 규모 중 두 번째로 크다. 그는 트위터 인수 후 며칠 만에 40억 달러 규모의 테슬라 주식을 매각했다. 금융분석업체인 버리티데이터에 따르면 머스크는 올해에만 테슬라 주식 229억 달러 상당을 매각했다. 머스크는 지난 4월 트위터에서 “테슬라 주식의 추가 판매 계획이 없다”고 했던 바 있다.
영국 투자정보업체인 IG그룹의 토니 시카모어 애널리스트는 “(머스크의 주식 매도는) 그의 사업에 별다른 신뢰를 주지 않을 뿐 아니라 그의 관심이 어디에 쏠려 있는지를 드러내는 것도 아니다”며 “좋지 않은 상황에 테슬라 투자자들은 머스크에 매우 분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