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가 옳았다?’ 4년 공들인 빌드업 축구 빛 보나
입력 2022.11.25 07:44
수정 2022.11.25 07:57
세계적인 강호 우루과이와 0-0 무승부 성과
어떤 비판에도 굴하지 않았던 벤투 감독 고집
파울루 벤투 감독이 고집해온 ‘빌드업 축구’가 서서히 빛을 발하고 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24일(이하 한국시각) 카타르 알 라이얀에 위치한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우루과이와의 조별리그 첫 경기서 0-0 무승부를 기록, 승점 1씩 나눠가졌다.
뒤이어 열린 H조 경기에서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PK골을 터뜨린 포르투갈이 아프리카의 복병 가나를 2-1로 물리쳤다.
이로써 첫 경기를 모두 치른 H조는 포르투갈(1승)이 단독 선두로 뛰어오른 가운데 한국과 우루과이가 공동 2위, 그리고 가나(1패)가 최하위에 위치해 첫발을 내딛었다.
한국이 우루과이를 상대로 대등한 경기력을 펼칠 수 있었던 이유는 치밀하게 계산된 빌드업 축구 덕분이었다.
실제로 벤투호는 미드필더 라인에 위치한 황인범, 나상호, 이재성이 패스 플레이를 이어가며 공 점유율을 높이는데 집중했다. 여기에 정우영은 손흥민의 수비 뒷공간을 커버해주면서 상대 키 플레이어인 페데리코 발베르데의 발을 묶는 등 제 역할에 충실한 모습이었다.
선수들 모두가 벤투 감독이 주문한대로 움직이다 보니 90분 내내 유기적인 움직임이 가능했고 이에 놀란 우루과이가 제대로 공격을 펼치지 못하는 결과로도 이어졌다.
월드컵이 열리기 전 많은 축구 전문가들은 벤투호의 빌드업 축구에 대해 날선 비판을 내놓았다. 숏패스 위주의 점유율 축구는 개인기가 뛰어나지 않은 한국 축구에 맞지 않는 옷이라는 게 주된 이유였다.
틀리지 않는 말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벤투호의 빌드업 축구는 지난 아시아 최종 예선 때처럼 아시아 국가들을 상대로 어느 정도 통했으나 세계적인 강호들과 만났을 때에는 무용지물이 된 경우가 상당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벤투 감독은 지난 4년간 고집스러울 정도로 자신의 축구 철학을 바꾸지 않았다. 심지어 빌드업 축구에 맞지 않는 옷이라 생각되는 선수들은 아예 기용조차 하지 않으며 고집을 밀고 나갔다. 그동안 외면 받았던 이강인이 대표적인 예다.
월드컵은 결과로 증명하는 무대이지 축구 전술을 실험하는 곳이 아니다. 실험은 지난 4년으로 충분했다. 도중에 시행착오도 많았고 방향을 바꾸라는 주문도 꾸준히 이어졌지만 벤투 감독은 단 한 번도 다른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고 이번 우루과이전에서 자신의 축구 철학이 옳았음을 증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