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위원회, 18년 연속 北인권결의안 채택…北 "서방, 정치적 도구 남용"
입력 2022.11.17 09:57
수정 2022.11.17 09:57
내달 유엔총회 본회의 상정 예정
탈북어민 강제북송·서해 공무원 피살 관련 내용 추가
北, 이태원 참사 거론하며 반발…中·러도 "이중잣대"
韓 4년 만에 공동제안 참여
유연(UN) 인권 담당 위원회에서 북한의 인권침해를 규탄하고 개선조치를 촉구하는 북한인권결의안이 18년 연속 채택됐다. 이번 결의안은 한국 정부가 4년 만에 공동 제안국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유엔총회 제3위원회는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공개회의를 열고 '북한 인권 상황' 결의안을 채택했다. 이 결의안은 내달 유엔총회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유럽연합(EU)이 주도한 이번 결의안은 별도 표결 요청 없이 전원 동의(컨센서스)로 채택됐다. 다만 북한을 비롯해 중국과 러시아 등은 관련 결의안에 대해 비판했다.
지난 2005년 이후 18년 연속으로 채택된 북한인권결의안은 북한 내 인권유린 상황에 대한 규탄과 핵·탄도미사일 프로그램으로의 자원 전용 규탄 내용 등을 골자로 한다.
결의안에서 "북한의 인권 침해가 체계적이고 광범위하다며 가장 강력한 용어로 규탄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로 북한 내 인권과 인도주의 상황이 더 열악해졌다며 영양실조 등을 고려해 국제 인도주의 기구의 즉각적 접근을 허용해야 한다는 내용이 결의안에 명시됐다.
특히 올해 결의안의 경우 지난 서해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격 사건과 탈북 어민 강제 북송 사건과 관계된 내용 등이 새로 담겼다.
다른 나라 국적자에 대한 납치와 임의 구금, 즉결 처형, 처벌 등과 관련해 "북한이 모든 관계 정보를 유족과 관계 단체에 공개해야 한다"는 내용이 추가됐으며 "피해자와 가족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문구도 포함됐다.
이 외에도 납북 일본인 문제 해결 및 미송환 포로에 대한 인권 침해 우려, 이산가족 문제 해결 등도 제시됐다. 또한 남북 대화를 비롯한 외교·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한다는 내용도 있다.
이번 결의안에는 미국을 비롯해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서방 주요 국가가 참여했다. 일본도 이번 결의안 공동제안국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중국과 러시아는 이번 결의안을 두고 "이중 잣대"와 "내정 간섭"이라고 비판했다.
김 성 유엔 주재 북한 대사는 "오늘날 미국과 서방은 인권 문제를 내정에 간섭하고 다른 나라의 체계를 전복하기 위한 정치적 도구로 남용하고 있다"며 "미국의 '인권 시나리오'에 맞춰 EU 정상들이 꾸며낸 또 다른 정치적 도발"이라며 반발했다.
김 대사는 이번 결의안을 '반(反)북한 결의안'라면서 결의안에 담긴 북한 인권 관련 내용이 "존재하지 않으며, 존재할 수조차 없다"라고 주장했다.
또 그는 공동 제안국으로 참여한 한국에 "내치 능력 부족이 원인이 된 인재(人災)인 유례없는 압사 사고를 촉발했다"며 "그런 한국 정부가 대내외적인 비판을 축소하기 위해 유엔에서 인권 이슈를 최대한 이용하려고 한다"고 이태원 사고를 거론해가며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