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가빴던 2박 3일 '아세안 외교'…尹대통령, 대북 확장억제·인태 전략 공고히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입력 2022.11.14 00:30
수정 2022.11.14 00:30

자유·평화·번영 비전 '인도·태평양 전략' 소개

미일 정상 회담 통해 '대북 확장억제' 강화 성명

바이든과 IRA, 기시다와 '전시 징용' 문제 논의도

'경제 성과'도 집중…투자 확대·인프라 사업 참여 당부

윤석열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프놈펜 소카호텔에서 열린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4박 6일간의 일정으로 동남아를 순방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현지시간 13일 오후 첫 방문지인 캄보디아 프놈펜에서의 2박 3일 일정을 모두 마치고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인도네시아 발리로 출발했다. 윤 대통령은 프놈펜에서 '한-아세안 정상회의 참석을 비롯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등과 양자·3자 회담을 연달아 가지며 숨가쁜 일정을 소화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1일 한국을 출발해 프놈펜에 도착한 이후 곧바로 훈센 캄보디아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후 '한-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새 정부의 '인도·태평양 전략'을 공개하며 "자유롭고 평화로우며 번영하는 인도-태평양 지역을 만들어 나가겠다"는 비전을 전하고, 구체적인 협력 방안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나눴다.


12일에는 기시다 총리와 리커창 중국 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아세안+한중일 정상회의'를 가졌고, 13일에는 동아시아 정상회의를 소화하며 한국과 아세안의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격상을 제안하는 등 관계의 심화·발전을 위한 효율적 시스템 마련을 위해 노력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프놈펜 한 호텔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미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뉴시스

프놈펜 일정 마지막날이었던 이날엔 한미·한미일·한일 정상회담을 연달아 가지며 북한 문제에 대한 협력·공조 의지를 재확인하고 경제·글로벌 현안에 대한 의견을 공유했다. 한미일 정상회담을 통해서는 대북 확장억제 강화에 대한 3국의 강력한 의지를 담은 '인도·태평양 한미일 3국 파트너십에 대한 프놈펜 성명'을 채택했다.


바이든 대통령과의 회담에서는 우리 전기차를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해 관련 업계의 우려가 큰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대한 협의 의지를 재확인했으며, 기시다 총리와의 회담에서는 '전시 징용' 문제 해결의 중요성에 있어 공감대를 형성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프놈펜 일정 중 지속적으로 북한에 대해 강도 높은 메시지를 내 눈길을 끌었다.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윤 대통령은 "북한의 핵, 미사일의 고도화 속도 및 규모를 감안할 때 북핵 문제는 국제사회에 대한 직접적이고 심각한 위협"이라 지적했고, 한미일 정상회담에서는 "우리 국민이 깊은 슬픔에 빠져 있는 시기 도발을 감행한 것은 김정은 정권의 반인도주의적이고 반인륜적인 성향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 목소리를 높였다.


한미일 3국 정상이 공동으로 채택한 성명 첫머리에도 "3국 정상은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할 경우, 국제사회의 강력하고 단호한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임을 재확인한다"며 "역내 안보환경이 더욱 엄중해짐에 따라,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과 일본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제 강화 공약은 강력해질 뿐이라는 점을 재확인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프놈펜 한 호텔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한편 윤 대통령은 '경제 성과' 달성에도 초점을 맞췄다. '한-아세안 연대구상'을 통해 모든 아세안 국가들로 경제협력을 넓히고, 공급망 강화 등의 당면한 과제 대응과 디지털 전환, 녹색성장 등 미래지향적 아젠다 준비를 제안했다.


대통령실은 "연대구상을 통해 2021년 기준 1765억 달러인 아세안과의 교역 규모가 이번 정부내 2600억 달러로 약 1.5배 성장하고, 2021년말 누적 기준 960억 달러 정도인 對아세안 투자규모가 이번 정부내 1600억 달러 규모로 약 1.7배 증가할 것"이라 전망했다.


이에 더해 윤 대통령은 2007년 발효돼 15년이 지난 '한-아세안 자유무역협정(FTA) 개선에 대한 논의에 본격적으로 착수하고, 추가 자유화와 규범 현대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프놈펜 소카호텔에서 열린 한·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훈센 캄보디아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계기로는 캄보디아에 대한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의 지원한도를 기존 7억 달러에서 향후 5년간 2배 이상인 15억 달러로 확대를 결정했다. 올해 12월 1일부터 한-캄보디아 FTA가 발효되는 것과 맞물려 우리 기업들의 인프라 수주 확대와 공급망 협력 강화가 기대된다는 평가다.


윤 대통령은 또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와 정상회담에서 동부경제회랑 지역에 대한 투자 협력을 논의했고,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과의 회담에선 '바탄 원전' 재개와 관련 원전 수출 협력을 논의했다.


프놈펜 일정을 모두 마친 윤 대통령은 인도네시아 발리로 이동해 오는 15일부터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를 소화한다. G20회원국 경제단체들과 기업 대표들이 참여하는 'B20 서밋'에서의 기조연설도 예정돼 있다.


아울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G20 참석이 예정돼 있는 만큼 윤 대통령의 취임 후 시 주석과의 첫 만남이 이뤄질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공식적으로 한중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도 거론된다.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3일(현지시간) 프놈펜 국제공항에서 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인도네시아 발리로 향하는 공군 1호기에 올라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최현욱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