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계곡살인' 이은해에 '간접살인' 혐의 추가…"구호 조치 안 했다"

검찰이 '계곡 살인'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은해(31)·조현수(30) 씨에게 간접살인 혐의를 추가했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법 형사15부(이규훈 부장판사)는 이날 이 씨와 조 씨의 13차 공판에서 전날 검찰이 신청한 공소장 변경을 허가했다.

검찰은 이 씨와 조 씨의 작위에 의한 살인 혐의와 함께 부작위에 의한 살인 혐의를 추가하는 내용의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다.

검찰은 이날 법정에서 "(피고인들이) '가스라이팅'(심리적 지배)을 통해 피해자를 물속에 뛰어들게 한 뒤 구호 조치를 하지 않았다"며 "살인의 고의와 살해 방법을 명확히 하고자 공소사실을 변경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건은 작위와 부작위에 의한 살인이 결합해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작위에 의한 살인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앞서 지난달 30일 열린 12차 공판에서 검찰에 "작위에 의한 살인으로 기소한 검찰의 의견을 존중하지만 공소장 변경도 검토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작위'는 법이 금지한 행위를 직접 실행한 상황을 뜻하고, '부작위'는 마땅히 해야 할 행위를 하지 않은 경우를 부른다. 일반적으로 작위에 의한 살인이 유죄로 인정됐을 때 부작위에 의한 살인보다 형량이 훨씬 높다.

이 씨는 내연남인 조 씨와 함께 2019년 6월 30일 오후 8시 24분께 경기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남편 윤 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이들이 수영을 못 하는 윤 씨에게 4m 높이의 바위에서 3m 깊이의 계곡물로 구조장비 없이 뛰어들게 해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들이 윤씨 명의로 든 생명보험금 8억원을 노리고 계획적 범행을 한 것으로 결론 지었다.

한편 이 씨와 조 씨는 지난해 12월 14일 검찰의 2차 조사를 앞두고 잠적했으나, 잠적 4개월 만인 지난 4월 경기도 고양시 삼송역 인근 한 오피스텔에서 경찰에 검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