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는 진짜다’ 다음 도장깨기 관문은?
입력 2022.08.23 07:22
수정 2022.08.23 11:04
몬차와의 리그 홈경기서 세리에A 데뷔골 성공
강팀 및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존재감 증명해야
세리에A 데뷔골을 터뜨린 김민재가 나폴리의 수호신으로 거듭나기 위한 채비를 마쳤다.
김민재는 22일(한국시각) 이탈리아 나폴리 스타디오 디에고 아르만도 마라도나에서 펼쳐진 ‘2022-23 세리에A’ 2라운드 몬차와의 홈경기서 시즌 첫 골을 신고했다.
김민재는 3-0 앞선 후반 추가 시간, 지엘린스키의 코너킥을 헤더로 연결, 그대로 상대 골망을 갈랐다. 압도적인 피지컬과 위치선정이 돋보였던 득점이었다.
이로써 김민재는 세리에A 데뷔 두 번째 경기 만에 데뷔골을 터뜨리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이탈리아 무대에 확실히 각인시켰다.
김민재는 본업인 수비에서도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이날 김민재는 양 팀 통틀어 가장 높은 9번의 가로 채기를 성공시켰고 4번의 공중볼 경합과 2번의 태클 역시 100% 성공률을 보이며 팀 수비에 안정감을 불어넣었다. 또한 패스성공률 역시 93%에 달하면서 수비수답지 않은 정교한 발끝까지 선보인 김민재다.
아직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수비수들의 기량과 컨디션이 다른 포지션에 비해 큰 기복 없다는 점을 감안할 때 김민재의 세리에A 이적은 연착륙에 이르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 검증이 남은 마지막 부분은 강팀들과 만났을 때도 지금과 같은 안정감을 보여줄 수 있는지 여부다.
김민재의 행보는 마치 도장깨기라도 하듯 차근차근 진행이 되고 있다. 전북 현대 시절 유럽 진출이 충분히 가능했음에도 일단 중국행을 선택했던 김민재는 이후 지난해 8월 튀르키예의 명문 페네르바체에 입단하며 본격적으로 유럽 무대에 발을 디뎠다.
튀르기예 리그는 물론 유럽클럽대항전(유로파리그)에서도 기량을 입증한 김민재는 1년 만에 몸값이 크게 뛰었고 이번 여름이적시장서 보다 큰 무대에서 뛸 기회를 잡았다.
스타드 렌(프랑스)과 나폴리의 영입 경쟁이 펼쳐진 가운데 김민재의 선택은 보다 좋은 조건을 제시한 이탈리아행이었다.
주목할 점은 계약 조건이다. 김민재는 대부분의 선수들이 4년 계약을 맺는 것과 달리 보장 기간 3년에 옵션 2년을 넣었다. 이는 이번 시즌이 끝나고 난 뒤 다시 한 번 이적을 타진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2년 차 시즌이 끝나면 계약기간이 1년 밖에 남지 않기 때문에 소속팀 입장에서는 벌어들일 이적료 수입도 적어지고 선수가 옵션을 거부할 경우 6개월 뒤 자유계약 이적이 가능한 ‘보스만 룰’이 발동되기 때문이다.
김민재 입장에서는 이번 시즌 세리에A에 완벽하게 적응할 자신감이 있었고 실제로 그것을 증명해내고 있다. 몸을 완벽하게 푼 김민재가 다가올 강팀들과의 결전, 그리고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자신의 존재감을 알릴지 벌써부터 기대가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