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영화 뷰] 여름 성수기와 추석 사이 대작 공백, 한국 중소 영화가 채운다
입력 2022.08.10 08:30
수정 2022.08.10 08:32
'놉', '귀멸의 칼날'과 경쟁
대형 배급사들의 대작들에 이어 중소 규모 영화들이 막바지 여름 극장가에 출격한다. 최동훈 감독의 '외계+인' 1부, 김한민 감독의 '한산: 용의 출현', 한재림 감독의 '비상선언'이 이미 관객들에게 선보여 각자 다른 성적표를 받았으며, 배우 이정재의 연출작 '헌트'가 10일 개봉했다.
'헌트'까지 등판을 마치면 9월 추석까지 대형 배급사들의 작품이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간다. 여름 성수기에서 추석의 대작들의 공백을 이정현 주연의 '리미트', 고경표 이이경의 '육사오', 임세미 주연의 '어웨이크'가 틈새를 노린다.
24일 개봉하는 '어웨이크'는 어느 날 갑자기 의문의 공간에서 눈을 뜬 세 명의 남녀가 서로 얽힌 기억을 찾아 탈출을 시도하는 일을 담은 스릴러로 여름 극장가에 어울리는 스릴러 장르로 관객을 노린다.
같은 날 선보이는 고경표, 이이경의 '육사오'는 바람을 타고 군사분계선을 넘어가 버린 57억 1등 당첨 로또를 둘러싼 남북 군인들 간의 코미디 영화로 '달마야 놀자' 박수건달' 등을 제작한 박규태 감독이 연출했다. 개봉작 중 유일한 코미디 작품이다.
8월의 마지막 날을 장식하는 '리미트'는 엄마 버전 '테이큰'이라 불리며, 유괴 당한 아들을 찾기 위한 한 스릴러다. 이정현, 문정희, 진서연 세 명의 여성 배우를 주연으로 내세운 액션 영화다.
팬데믹 이후 중소 규모의 영화들이 대작들이 몸을 움츠린 사이 출격했지만, 흥행 사례는 드물었다. 티켓 가격이 상승하며 검증된 영화 만을 관람하려는 경향이 코로나19로 멀어진 극장가 문턱을 더 높였다. 자연스럽게 체험형 블록버스터는 극장에서, 스토리가 관전 포인트인 영화는 OTT에서 시청하는 추세가 이어졌다.
현재 극장가 상황은 대작들이 코로나19 이전의 관객 수준을 회복을 바랐지만, 사실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2019년 7월 한달 관객 수는 2191만 6465명이었으나, 2022년 7월은 1628만 5593명이었다. 천만 관객을 목표했던 '외계+인' 1부는 개봉 4주 차에 겨우 150만 관객을 돌파했고, '비상선언'도 호불호가 나뉘며 개봉 이틀 만에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내줬다.
흥행과 실패가 개봉 2주 안으로 일찌감치 갈리는 상황에 중소 규모의 영화 관계자들은 개봉을 확정했을 때보다 현재 더 면밀하게 극장 분위기를 살피고 있다.
여기에 2020년 극장가에서 흥행한 '귀멸의 칼날' 시리즈와 조던 필 감독의 '놉'과의 경쟁도 고려 사항이다. '놉'은 북미에서 개봉 첫 날 1954만 달러 개봉 첫 주 오프닝 수익 약 4400만 달러를 기록하며 호평을 받고 있는 강력한 경쟁 상대다.
뿐만 아니라 '한산: 용의 출현' 혹은 '헌트' 등 대작들이 장기 흥행 할 경우 가라앉지 않은 열기도 신경 써야 한다.
이에 중소 규모의 영화은 개봉 초반 만듦새에 대한 입소문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헤어질 결심'이 개봉 초반 흥행 속도가 더뎠지만, 입소문과 마니아를 만들어내며 역주행에 성공, 손익분기점을 넘겼다.
한 배급사 관계자는 "여름 성수기 극장가 정상화를 기대했지만 대작, 기대작들도 흥행이 쉽지 않은 상황임을 확인한 상황이다. 이에 중소 규모의 영화는 위축될 수 밖에 없다. 영화계에 대작들만 있는 건 아니지 않나라며 "중소, 독립 등 다양한 규모, 장르의 영화가 극장에 나오고 어느 정도 흥행을 해야 비로소 정상화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라며 "극장가에 새로운 흥행 변수가 나오고 있는 상황에 중소 규모의 영화의 선전이 필요하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