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기술주의 시간...IT·반도체·2차전지株 '역습'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입력 2022.08.08 12:08 수정 2022.08.08 12:09

외인 7거래일간 LG엔솔·삼성SDI·삼전 9700억 매수

“향후 2~3개월간 IT·성장주 위주 포트폴리오 유리”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완화되면서 급락했던 기술 성장주의 반등세가 나타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정보기술(IT)·반도체·2차전지주를 순매수하며 주가 회복을 주도하는 모습이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달 28일부터 이번달 5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2308억원을 순매수했다.


7거래일 동안 연속 '사자'에 나선 것으로, 지난해 9월 13일 8거래일 연속 순매수 이후 최장 기간이다. 물가 정점 통과론과 금리 인상 완화 기대감, 강달러 완화 등이 투자심리에 반영됐다. 외국인은 이날 오후 12시 3분 현재까지도 코스피에서 769억원을 사들이며 순매수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이 기간 외국인이 코스피 시장에서 가장 많이 사들인 업종은 2차전지 관련주다.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 1위는 LG에너지솔루션(4548억원), 2위는 삼성SDI(2688억원)로 집계됐다. 외국인의 순매수 행렬에 힘입어 주가는 최근 한 달간 각각 25.1%, 16.8%씩 상승했다.


2차전지주는 전기차 시장 확대 전망 등 향후 업황 개선이 점져치며 외국인의 매수세가 집중됐다.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달 말 6개월 보호예수 물량이 해제돼 대규모 오버행 악재를 통과했다는 점도 주가를 끌어올렸다.


외국인은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2456억원)도 순매수했다. 이어 LG화학(1671억원), 한화솔루션(1600억원), 현대차(1559억원), 현대미포조선(1393억원), 카카오(877억원), SK하이닉스(722억원), 현대모비스(592억원) 등 주로 기술주에 외국인의 매수세가 몰렸다. 그동안의 낙폭이 과대하다는 인식에 저가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경기 침체 속 IT 제품 수요 감소 우려 등으로 지난 6월 ‘5만전자’까지 밀렸다. 지난달 중순 이후 다시 6만원선을 회복한 데는 외국인의 순매수가 영향이 컸다. 지난달 초부터 이달 5일까지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산 종목은 삼성전자로 이 기간 8056억원을 순매수했다.


전문가들은 경기 부진에 대한 우려로 국제유가가 하락하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성장주는 유가 하락에 따른 시중 금리 안정화 환경에서 수익률이 양호한 편이다. 최근 IT주의 수익률 상승도 원재료 가격 하락에 따른 마진과 구매력이 늘어난 결과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향후 2~3개월간 포트폴리오 전략에서 성장주와 IT 위주 대응을 염두에 둬야 한다”며 “성장주 내에서는 과대낙폭 업종군인 소프트웨어가 더 낫고 IT 내에서는 중간재보다 최종재가 더 나은 성과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지난 5일 발표된 미국의 7월 고용지표가 서프라이즈를 기록, 미국 금리가 상승하면서 고밸류 성장주가 쉬어가는 흐름도 확인됐다. 한국 증시도 미국 증시의 영향권 안에 있는 만큼 이번주 초에는 실적 개선주와 방어주를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고밸류 종목의 숨고르기가 나타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지난주 쉬었던 종목이 다시 움직이는 순환매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며 “건강관리·음식료·원전 등 방어주와 자동차·방산 등 실적 개선주의 비중을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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