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한 코로나와의 전쟁”…뮤지컬계, 시장 회복세 제동 걸릴까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입력 2022.07.05 07:59
수정 2022.07.05 07:59

'모래시계' '번지점프를 하다' '포미니츠' 등 공연 중단 잇따라

코로나19 유행 반등 추세가 뚜렷하고 나타나고 있어 그동안 활기를 띄던 공연계에도 또 다시 불안감이 엄습하고 있다. 이미 지난달 많은 공연이 코로나19 여파로 취소되거나, 캐스팅을 변경하는 등 비상이 걸리기도 했다.


지난 3일 하루, 전국에서 새로 나온 코로나19 확진자는 6253명이다. 검사건수가 줄면서 확진자수도 감소하는 ‘주말 효과’로 전날인 2일보단 3800여명 줄었지만, 3400여명이던 일주일 전보다는 2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6월 마지막 주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수 역시 9095명으로 한 주 전보다 2000명 이상 많았다.


공연계에선 이런 유행 반등 추세가 곧바로 공연 중단으로 반영됐다. 동명의 유명 드라마를 원작으로 하는 뮤지컬 ‘모래시계’는 출연진의 확진으로 지난달 21일부터 28일까지 공연을 취소했다. 이후 ‘종도’ 역의 이율, ‘혜린’ 역의 유리아 등 주요 배역을 맡은 배우들이 추가로 확진되면서 같은달 29일과 30일 그리고 이달 2일 캐스팅도 연달아 변경했다.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도 개막 첫 주인 22일부터 26일까지의 공연을 모두 취소했다. 당초 제작사 신스웨이브는 ‘현빈’ 역의 렌(뉴이스트)과 ‘혜주’ 역의 지수연(위키미키) 등이 확진되자 캐스팅을 일부 변경했다가 이후 추가 확진자가 나오면서 프리뷰 기간인 해당 기간 7회차 공연을 일괄 취소했다.


국립정동극장도 지난달 21일 개막한 뮤지컬 ‘포미니츠’ 공연을 사흘 만에 중단했다. 출연진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24일부터 30일까지 공연과, 같은 달 29일 예정됐던 언론 대상 시연과 간담회 일정도 취소했다.


또 지난달 11일 개막해 관객들을 만나고 있는 ‘미아 파밀리아’도 ‘스티비’ 역의 배우 박영수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캐스팅을 변경해야 했다.


뮤지컬 업계 관계자는 “팬데믹 이후 어려웠던 업계가 올해 들어 회복세를 타고 있는 시점에서 연달아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고, 공연이 잇따라 취소되는 것이 안타깝다”면서 “여전히 공연계는 코로나19와의 전쟁 중”이라고 말했다.


공연예술 통합전산망(KOPIS) 집계에 따르면, 지난 6월 마지막주 티켓 판매액은 약 136억4217만원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극심했던 전년 동기(98억4397만원)보단 약 39% 증가했지만 그간 회복세에 따른 증감율과 비교하면 턱없이 낮은 수치다. 지난 5월(430억8106만원)은 전년 동기(265억9264만원) 대비 티켓판매액이 약 62%까지 증가했다.


더구나 면역력 약화와 변이 바이러스 출현, 여름 휴가철이 겹치면서 재유행 정점 규모는 15만명에서 20만명으로 예상되고 있고, 방역당국 역시 재유행에 대비한 의료 체계 정비에 들어간 만큼 공연계에서도 다시 방역 고삐를 당겨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공연 제작사 관계자는 “물론 공연계가 팬데믹 기간부터 지금까지 방역에 힘쓰고 있긴 하지만, 최근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연습실 등에서 개인 방역에 소홀했던 것도 사실”이라며 “코로나19는 끝난 게 아니라는 생각을 늘 가지고 어렵게 이뤄낸 회복세를 다시 반납하는 일이 없도록 철저히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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