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남’ 에릭센 맨유행, 동갑내기 손흥민과 재결합 불발…첫 맞대결은?
입력 2022.07.05 08:37
수정 2022.07.05 08:37
신임 텐 하흐 감독 적극적인 설득에 끌려 맨유와 3년 계약 구두 합의
3시즌 만에 챔스 진출한 '친정팀' 토트넘, 생각보다 적극적이지 않아
과거 손흥민-케인과 챔스 결승 이끈 에릭센과 10월 올드트래포드 재회
‘기적남’ 크리스티안 에릭센(30)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유니폼을 입는다.
4일(한국시각) 스카이스포츠 등 영국 매체들은 “에릭센이 맨유와 3년 계약에 구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2주 전까지만 해도 “런던에 남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터라 팀 역사상 최고의 주급 수준을 내건 브렌트포드나 ‘친정팀’ 토트넘이 다음 시즌 그의 소속팀으로 유력하게 떠올랐다.
최근 맨유 신임 에릭 텐 하흐 감독과의 미팅이 에릭센의 마음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 당시 미팅에서 텐 하흐 감독의 적극적인 설득이 있었다. 이어 맨유가 에릭센에게 주급 15만 파운드(약 2억3500만원)와 계약 기간 2년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새롭게 보도된 계약 소식에 따르면 기간이 3년으로 늘었다.
자유계약(FA)으로 이적료 없이 에릭센을 잡은 맨유로서는 큰 성과다.
브루노 페르난데스만으로 부족한 맨유는 에릭센의 합류로 중원을 두껍게 하면서 창의성 또한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정교한 킥을 자랑하는 에릭센을 장착하면서 세트피스에서도 새로운 옵션을 추가한 셈이 됐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운 장면이다. 에릭센은 지난해 6월 유로 2020 조별리그 경기 도중 갑작스럽게 심장마비로 쓰러졌다. 생사의 갈림길에서 병원 후송 후 심장 제세동기(ICD)의 도움을 받고서야 회복했다.
선수 생활을 다시 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컸지만 에릭센은 좌절하지 않고 개인 훈련을 통해 몸 상태를 끌어올리면서 지난 1월 브렌트포드와 단기 계약(6개월)을 맺고 EPL에 복귀했다.
강등을 걱정하던 팀을 13위까지 끌어올린 에릭센은 브렌트포드의 영웅으로 등극했다. EPL 11경기 1골 4도움을 올린 에릭센은 영국 BBC가 선정한 2021-22시즌 프리미어리그 베스트11에도 선정됐고, EPL 전통의 명문 맨유 입단을 눈앞에 뒀다.
손흥민-해리 케인 등과의 재결합을 기대했던 토트넘 팬들로서는 아쉬운 소식이다. 3시즌 만에 UEFA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한 상황이라 에릭센의 존재가 더 떠올랐다.
에릭센은 토트넘 시절이었던 2018-19시즌(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 손흥민과 함께 챔스 결승 티켓을 가져왔다. 당시 손흥민은 자로 잰 듯한 정확하고 빠른 패스를 앞세워 최고의 플레이메이커로 떠올랐던 1992년생 '동갑내기 동료' 에릭센을 향해 수차례 엄지를 치켜들었다.
팀을 떠난 후 에릭센이 쓰러졌다는 비보를 접한 손흥민은 자신의 SNS에 에릭센과 토트넘에서 함께 뛰었던 시절 찍은 사진을 올리고 "나의 모든 사랑을 에릭센과 그의 가족에게 보냅니다. 힘내요 형제여"라는 글과 함께 하트와 기도하는 모양의 이미지를 남겼다. 국가대표팀 경기에서 골을 넣은 뒤에도 에릭센을 상징하는 세리머니로 눈길을 모았다.
이적 후에도 끈끈했던 에릭센은 끝내 토트넘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부활한 에릭센이 토트넘에 합류할 것이라는 예상과 기대가 높아졌지만, 여름이적시장에서 활발한 전력 보강 작업을 이어가고 있는 토트넘도 생각보다는 에릭센에게 적극적이지 않았다.
토트넘은 다음 시즌에도 챔스 티켓을 놓고 맨유 등과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한다. 두 팀의 프리미어리그 첫 맞대결은 오는 10월 20일 올드트래포드서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