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으로 만난 女에 '물뽕' 먹인 약사…법원 "죄질 극히 불량" 징역 4년 선고

이른바 '물뽕'으로 불리는 마약류 GHB의 원료(GBL)를 술에 타서 여성들에게 먹인 뒤 성폭행을 시도한 한 약사가 항소심에서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고법 형사1부(신숙희 고법판사)는 이날 A씨에 대한 강간상해 등 혐의 사건 항소심에서 양형부당을 주장한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했다.

1심은 재판부는 A씨에게 징역 4년과 아동 청소년 관련 기관 등 취업 제한 5년,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40시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직업윤리를 어기고 범행을 저지른 피고인을 꾸짖었다. 신 판사는 "피고인은 약사다. 그것도 법원 근처에서 개업한 약사"라며 "약학 지식을 이용해 소위 강간 약물로 변환이 가능한 기초물질을 1000㎖ 구입해 미리 준비한 작은 약병에 담아 범행에 사용한 것은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남을 치료해야 할 약사가 잔에 약물을 타서 강간상해 범행을 저지르다니 그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면서도 "피해자들에게 상당한 액수를 지급하고 모두에게서 처벌 불원 의사를 받았으며, 피고인 가족이 선처를 바라는 점, 피고인이 깊이 반성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이 다시는 범행하지 않으리라고 믿어볼 수도 있다"고 밝혔다.

신 판사는 그러나 "피고의 혐의는 사회적 위험도가 너무나도 커 합의나 전과 여부와 관계없이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며 A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A씨는 지난해 2~3월 소개팅 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만난 여성 2명에게 물뽕 원료가 되는 마약류 GBL을 술에 타 먹이고 성폭행을 시도해 다치게 하는 등의 성범죄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아울러 향정신성의약품(마약류)으로 분류된 수면유도제 졸피뎀을 소지한 혐의도 받는다. 졸피뎀은 일반적으로 불면증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로, 복용시 사람을 진정시키고 수면 효과를 나타낸다. 하지만 약효가 복용 후 15분 이내에 나타날 정도로 강해 성범죄 등에도 많이 사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