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내 꿈을 키워준 성남"…김동연, 어머니 행상했던 모란시장 찾아

데일리안 성남(경기) =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입력 2022.05.24 16:28
수정 2022.05.24 16:33

15세 때 청계천서 '단대리' 강제이주

모친 나물 캐고 김동연은 상고 진학

"소년가장으로 지내며 꿈 키웠던 곳

받았던 것 환원하고자 도지사 출마"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32세 때 홀로 된 어머니가 행상을 했던 성남 모란시장을 찾아 과거의 인연을 회고하며, 도지사에 당선되면 자신이 꿈을 키울 수 있게끔 해줬던 성남·경기 발전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약속했다.


김동연 후보는 24일 오후 장날을 맞이한 성남 모란시장을 찾아 유세를 한 뒤, 시장을 돌며 상인·시민들과 인사를 나눴다. 김 후보는 15세였던 1971년 청계천 판자촌이 철거되면서 성남의 전신인 '광주대단지'로 강제 이주됐다. 남편을 여읜 김 후보의 모친은 전통시장에서 나물 행상을 하며 김 후보를 비롯한 네 자녀를 부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모란시장 유세에서 김동연 후보는 "판잣집이 철거되면서 허허벌판인 성남시 단대동으로 강제이주돼, 우리 가족은 천막을 짓고 살았다"며 "우리 어머니는 30대 초반에 (남편을 여의고) 혼자가 돼서 산에 가서 나물을 캐서 이곳 시장에서 행상을 하며 4남매를 키웠다"고 회상했다.


아울러 "20대 초반부까지 이곳 성남시 단대동에서 소년가장으로 보내면서 꿈을 키웠던 곳이 성남시"라며 "이제는 그 꿈을 하나하나 실천에 옮기게 해줬던 경기도를 위해 헌신하고자 도지사로 나왔다"고 밝혔다.


이날 김동연 후보는 "성남·경기 발전을 위한 내 굳은 의지를 다짐해드린다"며 △1기 신도시 빠른 재건축·리모델링 △성남 원도심 노후주택 개발 △8호선 모란역에서 판교역까지 연장 △광역버스 노선 확장 △서울공항 부지 스마트모빌리티 복합문화타운 조성 등을 약속했다.


김동연 후보는 "분당 1기 신도시의 빠른 재건축과 리모델링을 반드시 추진하겠다"며 "1기 신도시 뿐만 아니라 성남시의 노후주택과 원도심 개발 등 모든 것을 한꺼번에 효율적으로 같이 추진하겠다"고 공약했다.


이어 "8호선 판교역까지 연장을 배국환 시장, 김태년·김병욱 의원과 함께 반드시 실천에 옮기겠다"며 "광역버스 노선을 확장해 여러분에게 하루 한 시간씩 돌려드리겠다는 약속도 실천에 옮기겠다"고 확약했다.


나아가 "내가 오늘 배국환 후보와 함께 약속하는 이 약속은 지킬 수 없는, 표를 얻기 위한 약속이 아니다"며 "50년 전부터 성남에서 천막집 소년가장으로 살았던 나 김동연이 나의 제2의 고향 성남을 위해서 가장 능력 있는 배국환 후보와 함께 여러분에게 드리는 약속"이라고 강조했다.


분당 빠른 재건축, 성남 원도심 재개발
8호선 모란~판교 연장, 서울공항 개발
"표 얻기 위한 지킬 수 없는 약속 아냐
천막집 살았던 내가 성남에 드린다"


연설을 끝마친 뒤, 김동연 후보는 배국환 성남시장 후보와 함께 장날을 맞이한 모란시장 곳곳을 돌며 상인 및 시민들과 일일이 손을 맞잡고 인사를 나눴다.


점심시간을 맞이해 시장에서 식사를 하고 있는 상인과 시민들 중에서는 김 후보가 "나도 성남시 출신"이라고 하는 것에 관심을 표명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어디 출신이냐"는 말에 김 후보가 "옛날 단대리 출신"이라며 "강제이주돼 허허벌판에 천막 짓고 살았다"고 하자, "우리하고 똑같네"라고 반응하는 시민도 있었다.


모란시장을 둘러본 직후 현장의 기자들과 만난 김동연 후보는 자신과 성남, 또 어머니와 모란시장 사이의 인연을 재차 상기시키며, 6·1 지방선거 필승 의지를 피력했다.


김동연 후보는 "정말 이곳 (모란시장)은 내게 남다른 곳"이라며 "우리 가족이 청계천 무허가 판자집에 살다가 집이 철거돼 강제이주돼 온 곳이 이곳 성남시고, 서른둘에 혼자 된 어머니가 산에서 나물을 캐와 행상을 했던 곳이 이곳 모란시장과 중앙시장·신흥시장"이라고 회상했다.


이어 "이곳에서 중·고등학교를 다니면서 집이 워낙 어려워 상업학교에 진학하고 고3 때 취직해 소년가장 노릇을 했다"며 "늘 그 때의 그 어려움 속에서도 잃지 않았던 꿈을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 꿈을 하나하나 실현하게끔 도와준 성남시, 경기도를 위해서 이제는 내가 받았던 것을 돌려주고 환원해야겠다는 진정성을 가지고 오늘 왔는데, 이렇게 시민들이 따뜻하게 맞아주고 성원해줘서 아주 기쁘게 생각하고 감사하다"며 "반드시 승리해 성남시를 위해서, 경기도를 위해서 내가 그동안 쌓아왔던 실력과 경륜을 모두 쏟아붓겠다"고 다짐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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