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운명의 날…민주, '부결론' 우세 속 오늘 의총서 표결 방향 결정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입력 2022.05.20 11:39
수정 2022.05.20 11:40

부결론 우세하지만, 지방선거 앞두고 역풍 우려 존재

野, 오후 4시 국회 본회의 앞두고 2시 의총서 당론 모으기로

윤호중 "역대 초대 총리 후보자 중 가장 자기관리 안돼"

강병원 "국민들 뜻 따라 한덕수 인준 부결하는 게 맞아"

국회가 20일 본회의를 열고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안을 표결하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민주당 내에선 한 후보자 인준에 부정적인 기류가 강하지만,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새 정부 발목 잡기'라는 프레임에 갇혀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하는 상황이다. 실제로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과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 이광재 강원도지사 후보 등은 사실상 한 후보자 인준에 대해 찬성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2시 의원총회를 소집해 한 후보자 인준에 대한 의견을 모은 뒤 오후 4시 국회 본회의를 열고 인준안 표결에 들어간다. 인준 표결은 무기명 비밀투표로 진행된다. 국무총리는 본회의에서 '재적 과반 출석·과반 찬성'으로 임명동의안이 통과돼야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는 만큼, 167석의 거대 야당인 민주당의 표결 방향에 따라 가결 여부가 갈리게 된다.


당내에선 '부결론'과 '신중론'이 혼재하지만, '부결론'이 우세한 분위기다.


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대전에서 열린 충청권 현장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한 후보자는 역대 정부 초대 총리 후보자 중 가장 자기 관리가 안된 분"이라며 "이런 분이 과연 내각을 통할하고 100만 공무원의 모범이 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이어 "국민은 이런 상황을 대단히 엄중하게 보고 있다"며 "민주당은 국민 우선의 원칙과 제1당으로서 책무에 따라 오늘 의원총회를 열어 한 후보자 인준에 대한 당론을 모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어떤 결론이 나든 윤석열 대통령은 모든 것을 새로 시작한다는 각오로 국정을 전면 쇄신해야 한다"며 "오기 인사와 불통 국정을 고집하면 국민과 국회의 거센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한 후보자는 공과 사의 경계를 심각하게 무너뜨리며 살아온 것이 청문회 과정에서 입증됐다"며 "새 정부의 첫 총리라는 점을 고려해 문제 해결을 위한 정치적 환경을 조성하고자 인내했지만,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은 무책임하고 무성의한 정략적 태도로 일관했다"고 했다. 이어 "정치적 책임을 무겁게 묻지 않을 수 없다. 오늘 (의총에서) 결론을 내리겠다"고 했다.


한 후보자 인사청문특별위원회 민주당 간사를 맡고 있는 강 의원은 CBS 라디오에 출연해 "부적격한 한 후보를 인준한다고 해도 우리 국민들이 민주당을 더 지지하겠느냐"며 "국민들의 뜻에 따라 한 후보자 인준을 부결하는 게 맞다"고 했다.


강 의원은 전날(19일)엔 당내 의원들에게 "한 후보자를 총리로 인준하면 대통령의 독주에 어떤 쓴소리도 하지 못하는 허수아비 총리를 만들었다는 국민적 비판이 불 보듯 뻔하다. 한 후보자 인준 반대를 우리 당의 공식 입장으로 정해야 한다"는 내용의 편지를 동료 의원들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박주민 의원도 이날 YTN 라디오에 출연해 "한 후보자는 대표적인 회전문 인사"라며 "공직에 있다 로펌에 가서 거액의 수임료를 받고 또 공직으로 움직였던 사람인데 이런 게 만연하게 되면 피해는 국민이 본다. 부적격한 게 아닌가 이런 입장"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 의총이 굉장히 치열할 것 같다"며 "한 후보자 인준 관련 여러 가지 전제조건이 있고 연계돼있다는 얘기가 있지만 그렇지 않다. 한 후보자 그 자체로 적격·부적격을 판단하는 게 맞다"고 했다.


이상민 의원도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해 한 후보자 인준과 관련해 당내 분위기를 "굉장히 부정적 기류가 강하다"고 전했다.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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