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이런 출마선언은 없었다'…오세훈 노후주택가에서 4선 도전 '왜'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입력 2022.05.12 15:33 수정 2022.05.12 15:34

오 시장, '고척 개봉3구역'서 '출마 선언'

"취약계층과 함께 열악한 환경 바꿀 것"

경쟁자 송영길엔 "썩 훌륭한 시장 아냐"

"중앙정부와 협업해 사업효과 극대화"

"제가 당선되면 4선이라는 표현이 있는데, 억울한 4선이다. 실제로는 임기를 다 못 채운 3선이다. 계산해보니까, 일한 기간이 6년밖에 안 된다. 정상적인 3선이면 12년인데 절반 밖에 일을 못했다. 그래서 저한테 주어질 앞으로의 4년은 정말 열심히 뛰어서 보답하는 알토란같은 시간으로 만들 생각이다"


서울 구로구 고척로 52가길 65, 개봉3구역. 개봉 3구역은 골목이 구불구불하고, 좁아 현지 주민이 아니고선 자주 찾기 어려운 지역이다. 그만큼 재개발·재건축이 절실한 지역이라 지난 2006년 재건축추진위원회가 설립됐지만, 10년 넘게 지속된 갈등과 정책 오류로 지속해서 파행됐다. 이에 개봉 3구역은 서울 내에서도 대표적인 주거 낙후 지역이 됐다.


하지만 오세훈 시장은 이 개봉3구역을 본인의 4번째 서울시장 선거 도전 공식 출마 선언 지역으로 꼽았다. 실제로 오 시장은 이날 오전 10시께 종로구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에 6·1 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자로 등록하고 곧장 개봉3구역 재개발 현장으로 이동해, 오 시장을 응원하기 위해 운집한 군중 속에서 출마 선언문을 발표했다.


오 시장은 "개봉3구역은 재건축 지역으로 지정되고도 16년 간 멈춰 있던 곳"이라며 "이곳을 찾은 이유는 취약계층과 함께 하겠다는 것과 열악한 주거 환경을 바꾸겠다는 의지에서다"라고 강조했다. 지난 10년간 서울 시정을 담당한 더불어민주당의 정책 때문에 차질을 빚게 된 해당 지역의 재건축·재개발 문제를 오 시장 본인이 직접 해결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이어 오 시장은 본인이 서울시장으로 재선될 경우 서울시의 부동산 정책을 개혁하겠단 점을 여러번 강조했다. 오 시장이 부동산 대책을 내놓을 때마다 주변 골목을 채운 지지자들은 박수를 치면서 열광했다. 오 시장은 "2015년 이후 신규 재개발 지역 지정이 단 한 건도 없었다. 제가 전임 시장일 때 연간 5만 가구씩 공급되던 신규 주택은 지난 10년간 연간 2만2000가구씩으로 반 토막이 났다"며 "이것이 서울 주택 가격과 전국 부동산 가격을 상승시킨 주요 원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최대한 재개발·재건축에 속도를 내 주거환경을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오 시장은 서울시장 자리를 두고 맞붙을 송영길 민주당 후보를 경계하는 발언도 쏟아냈다. 오 시장은 "이번 지방선거는 유능한 일꾼을 재신임해서 '잃어버린 10년'을 넘어 미래로 도약할 것인가, '잃어버린 10년'의 원죄를 가진 자들과 함께 다시 과거의 전철을 밟을 것인가의 선택이 될 것"이라며 "서울시정을 대통령 견제나 개인의 정치적 이득을 위한 도피처로 생각하는 후보가 아니라 서울의 미래를 준비한 후보를 선택해줄 것이라 믿는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송 후보가 인천시장으로 일하는 동안 청렴도는 늘 하위권이었고 빚이 많이 늘었다. 점잖게 얘기해서 인천시 경영에서 성공한 시장, 성적표가 썩 훌륭한 시장은 아니었다"며 "송 후보의 공약 착수율이 54%, 이행률이 15%에 그친 것으로 미뤄 처음부터 무리한 공약, 자신 없는 공약을 많이 하는 스타일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특히 송 후보의 핵심 공약인 '누구나집'에 대해 "인천에서 성공했으니 서울에서도 할 수 있다고 하는데, 서울 집값은 인천보다 3~4배 비싸서 월세를 200만원씩 내야 한다. 정말 무리스럽다"며 "1억원에 산 집에 한 달에 200만원씩 내면서 10년간 산 뒤, 9억원을 내고 집을 산다면 그 차액은 정부가 담당하나, 건설사가 부담하나"라고 공격했다. 이에 한 지지자가 "송영길이요"라고 외쳤고, 곳곳에서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아울러 오 시장은 재개발·재건축 지역 거주 임차인들에게 분양권을 주겠다는 송 후보의 공약에 대해서도 "재건축 아닌 지역 임차인들은 전부 불이익을 받는 셈이라 형평에 맞지 않는다. 오히려 전셋값이 올라가는 부작용이 생긴다"며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비판했다.

출마 선언 이후 오 시장은 정비구역 일대를 둘러보며 주민들과 인사하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동네를 둘러보던 오 시장은 "상상 못 할 만큼 열악한 환경이다. 오랫동안 사업 진행이 안 돼서 그렇다"며 "지구 단위로 묶이면 빨리 사업이 진행될 수 있다. 그런 작업을 챙겨서 하겠다"고 재차 약속했다.


지난 10일 공식 출범한 윤석열 정부와 발을 맞추는 활동을 이어나갔단 의지도 표력했다. 오 시장은 "중앙 정부는 서울시의 일을 돕고, 서울시는 중앙정부 일을 돕는 등 필연적으로 협업 관계에다 호흡이 잘 맞아야 (효과가) 여러분들께 돌아간다"며 "그런 의미에서 함께 호흡 맞추고 엇박자 부분을 하나하나 해결해서 그 사업효과를 극대화 하는 것은 여러분들께 달렸다"고 설명했다.


이날 후보 등록과 동시에 오 시장의 직무는 투표일인 6월 1일까지 정지된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조인동 행정1부시장 권한대행 체제로 들어갔다. 강철원 전 서울시 민생특보 등 오 시장과 호흡을 맞추던 서울시 정무직 공무원들도 대부분 선거 캠프에 합류했다. 선거 캠프 개소식은 14일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릴 예정이다.


오 시장은 ▲안심소득 ▲서울형 고품질 임대주택 ▲서울런 ▲공공의료서비스 등 취약계층 4대 정책을 내놨다. 지난 1년간 시정을 이끌어온 오 시장 측은 이번 선거 슬로건을 '서울 전문가, 준비된 미래!'로 정하고, 그간의 시정 경험을 앞세워 표심 공략에 나선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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