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게임 1위 '사라진초밥십인분' 전격 인터뷰…"일상으로 돌아가고 싶다"
입력 2022.05.06 05:01
수정 2022.05.05 22:06
민주당, 이재명 게임 상위권 네티즌들 고소…경찰 '사라진초밥십인분' 자택 압수수색
계정주인 "당장 내일 먹고 살 문제 고민해야 하는 월급쟁이…신상 노출되면 직장 생활도 걱정"
"게임의 수준이 문제, 해킹 프로그램 보유 안 해…친민주당 성향 네티즌이야말로 조직적 선동"
"2030 소통 위해 게임 만들었으면 운영도 2030에 맞게 해야…민주당, 공당의 품격에 맞는 처신해야"
지난 대선 기간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후보 측에서 만든 웹사이트 게임 '재밍'에서 1위를 기록하며 기록을 조작한 혐의를 받는 '사라진초밥십인분' 계정 주인이 최근 경찰에 압수수색을 당한 것과 관련해 자신은 어떠한 당적도 없는 일반 회사원이라는 사실을 강조하면서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호소했다.
'사라진초밥십인분' 계정주인 A씨는 3일 데일리안과 서면 인터뷰에서 "일하지 않으면 당장 내일 먹고 살 문제를 고민해야 하고, 신상이 노출되면 직장 생활도 어려워진다. 이런 '악명'은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지난 1일에도 페이스북에 "살아오며 경찰을 만날 일 자체가 없었던 저에게 그 공포는 상상 이상이었다"고 토로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는 지난 2월 '재밍'이 사이버 공격을 받았다며 성명불상자들을 경찰에 고소했고, 경찰은 A씨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A씨는 "압수수색으로부터 수일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일에 집중할 수 없고 출근길, 퇴근길 언제 경찰이 들이닥칠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떨고 있다"고 심경을 전했다.
A씨는 "사건일 당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갑자기 열풍이 불기 시작해 호기심에 저도 (게임에) 참여하게 됐다"며 "게임 닉네임을 지을 때 심각한 고민을 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별 생각없이 닉네임을 만들고 플레이했을 뿐인데 일이 이렇게까지 커질 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특히 A씨는 "별도의 해킹 프로그램을 사용하거나 서버에 불법적으로 침입한 사실이 없다"며 "인터넷 브라우저의 기본 기능인 F12 도구로 점수 변경이 가능한 게임의 수준이 문제지, 무슨 대단한 해킹 프로그램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무엇을 찾겠다고 압수수색까지 왔는지 그저 의문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2030세대와 소통을 위해 게임을 만들었다면 운영도 2030에 맞게 해야 하는 게 아닌지 묻고 싶다"며 "지금도 친민주당 성향 네티즌들이 기사에 좌표 찍고 몰려와서 제가 불법 매크로를 사용했고 커뮤니티에서 선동을 하는걸 봤다고 하는데, 이것이야말로 조직적 선동"이라고 주장했다.
A씨는 또 "점수가 기록된 후 굉장히 당황스러웠기 때문에 더 이상 플레이 하지 않았고, 다른 계정을 사용한 적도 전혀 없다"며 "사건 직후 특정 커뮤니티에 글 1개, 댓글 1개를 달았으며 지금까지 삭제한 적도 전혀 없으니 누구나 내용 확인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A씨는 "저를 포함해 총 3명이 고발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 정확한 닉네임은 파악하고 있지 않다"며 "민주당은 공당의 품격에 맞는 처신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당시 게임 순위 1~10위를 차지한 계정 닉네임은 '법카쓰고싶다' '혜경궁스시야' '나다짜근엄마' '형수님' 등이다.
['사라진초밥십인분' 계정 주인과 데일리안의 서면인터뷰 전문]
-자신을 소개해 달라.
"30대 직장인이고, 서울에 거주하고 있다. 현재 IT 분야에 종사하고 있다."
-국민의힘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나.
"국민의힘 뿐만 아니라 어떤 당에도, 과거나 현재에 전혀 관련이 없으며 특정 정치인을 온라인, 오프라인에서 적극적으로 지지해본 적도 없다."
-신상 노출에 대해 상당히 꺼려하는 것 같은데.
"나는 유명인, 공인도 아닌 평범한 월급쟁이에 불과하다. 일하지 않으면 당장 내일 먹고 살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 이런 악명은 원하지 않으며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을 뿐이다. 신상노출 시 직장 생활도 어려워질 뿐만 아니라 얼마 전 민주당 전 당대표처럼 테러를 당하지 말라는 법도 없지 않은가."
-'사라진', '초밥', '십인분'은 어떤 의미인가.
"더불어민주당이 대답해야 할 얘기라고 생각한다."
-경찰에게 압수수색을 당했다. 당시 심정은.
"상상도 못한 일이기에 참담했다. 이런 얘기를 드리고 싶다. 2030세대와의 소통을 위해 게임을 만들었다면 운영도 2030에 맞게 해야 하는 게 아닌지 묻고 싶다. 게임에서 버그를 발견하고 악용한 유저가 있다면 게임사는 그 유저를 계정정지 처분할 것이다. 그 유저가 악성 프로그램으로 버그를 사용했다고 압수수색 하는 일은 없다. 나는 여기서 버그를 악용한 적 조차 없다."
-'이재명 게임'을 하게 된 계기는.
"사건일 당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갑자기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10위 안에 든 사람들은 자기는 몇등을 찍었다고 자랑을 했다. 호기심에 나도 참여하게 됐다. 게임 닉네임 지을 때 심각한 고민을 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별 생각 없이 닉네임을 만들고 플레이했을 뿐이다."
-민주당에선 조작 및 업무방해라고 주장하고 있다.
"별도의 해킹 프로그램을 사용하거나 서버에 불법 침입한 사실이 없다. 이렇게까지 일이 커질 것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민주당의 고소 보도자료를 봤을 때 최대 경찰소환 정도는 예상했지만, 압수수색은 상상도 못했다. 경찰 압수수색까지 왔다는 사실은 기본적인 사건 조사나 저에 대한 파악도 어느 정도 끝났다는 뜻 아닌가. 인터넷 브라우저의 기본 기능인 F12 도구로 점수 변경이 가능한 게임의 수준이 문제지, 무슨 대단한 해킹 프로그램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무엇을 찾겠다고 압수수색까지 왔는지 그저 의문일 뿐이다. 음모론자들의 말처럼 다른 뒷배가 있지도 않다."
-민주당에선 조직적 선동도 의심한다.
"사건 직후 특정 커뮤니티에 글 1개, 댓글 1개를 달았으며 지금까지 삭제한 적도 전혀 없으니 누구나 내용 확인 가능하다. 도대체 무슨 근거로 조직적 선동을 했다는 건지 궁금하다. 지금도 친민주당 성향 네티즌들이 기사에 좌표찍고 몰려와서 내가 불법 매크로를 사용했고 커뮤니티에서 선동을 하는걸 봤다고 주장하는데, 이것이야말로 조직적 선동이 아닌가 싶다."
-사라진초밥십인분 이외에 다른 닉네임도 이용해 게임을 했나.
"실제로 점수가 기록된 후 굉장히 당황스러웠기 때문에 더 이상 플레이하지 않았다. 다른 계정을 사용도 전혀 없다."
-'법카쓰고싶다' '혜경궁스시야' 등 다른 닉네임 계정주들도 고발당했나.
"나까지 총 3명 고발당한걸로 알고 있다. 정확한 닉네임은 파악하고 있지 않다."
-고발한 민주당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대로 그냥 잊힐 때 까지 기다리는 것은 공당의 자세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반박할 것이 있으면 반박하고, 인정할 것이 있으면 인정해 달라. 지금도 수많은 사람들이 '불법 해킹 프로그램을 사용했다', '니가 게시판 선동하는거 다 봤다' 등의 민주당 주장에만 의존해서 악플을 달고 있다. 만약 내가 잘못한 부분이 있다면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만 지적을 받아야하는 게 맞지 않은가. 공당의 품격에 맞는 처신을 보여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