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미쳐서 정치적 자살·반드시 대가 치를 것
입력 2022.04.22 02:02
수정 2022.04.22 05:54
민형배 탈당에도 박광온-박병석-조정훈-이상민-문재인 첩첩
공포된들 그 다음엔 윤석열과 한동훈이 기다리고 있어
사필귀정…지방선거 폭망-내년 총선 참패 각오해야
온갖 꼼수란 꼼수는 다 쓰는 당 이름에서 ‘민주’ 빼라
민주당은 민형배의 기획 탈당으로 정치적 자살을 택했다.
이 당의 본산(本山) 호남 광주의 지역구 의원인 그는 같은 광주 출신 의원 무소속 양향자의 양심 선언에 따라 검수완박 강행 작전이 흐트러지자 자기 몸에 불을 질렀다. 국회 법사위 내에 위장 무소속 한 명을 늘리기 위한 꼼수 탈당이다.
자신 또한 ‘정치적 자살’을 감행하는 검수완박 반대 글을 써 민형배 탈당의 원인을 일으킨 양향자는 이 사태에 관한 입장문에서 소신을 재확인했다.
“발상에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 내가 사랑하고 다시 돌아가고 싶은 민주당이 성찰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법이 보장하는 한도에서 입법권자의 한 사람인 국회의원의 의무와 권리를 정당하게 행사하겠다. 검찰 개혁은 시대적 소명이지만 좀 더 숙고하자. 제 한 몸 제물로 바칠 준비가 되어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제정신을 잃은, 이 기상천외한 사기 행위를 꾸며 도발함으로써 당 이름에서 ‘민주’를 빼고 ‘기민’(機敏)을 넣어야 명실(名實)이 상부(相符)하게 됐다. (자기들 지지 국민만) 더불어 기만(欺瞞)하는 데 기민한 당……. 더기당!
그의 갑작스런 탈당 결행에 대한 원내 대변인 오영환의 말은 들어주기가 민망하다. 전형적인 말장난이고 대국민 거짓말이다.
“개인적인 비상한 결단이 있었다. 민 의원이 그런(탈당) 고민을 하고 있음을 전달했고, 원내지도부는 상의와 숙고 끝에 이를 수용했다.”
국민을 우롱하고 있는가? 이렇게 멋있게, 그럴듯하게 꾸며서 말하면 속아 넘어갈 줄 알았다면 그와 그의 소속 거대 집권당(야당 될 날이 20일도 안 남았다)이 보는 국민은 모두 중졸 이하의 학력이다. 순전히 사기 발언, 사기 행위에만 도통한 사람들이다.
그리고 정작 민형배 본인은 개인적, 국가적으로 그 중요한 결정을 해놓고 왜 한 마디 말이 없는가? 이것이 꼼수의 결정적 증거이고 대한민국 국회와 정치 수준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다.
민주당의 얕은 수는 다수당의 횡포를 막기 위한 안건조정위를 다수당이 농단하기 위한 것이라 더욱 가증스럽다. 여야 동수(3대3)가 되도록 돼 있는 위원 구성에 무소속 1명이 들어가게 되면 야당 몫이 1명 줄어든다.
보좌진 문제로 민주당에서 탈당, 무소속이 된 양향자는 바로 이 목적으로 사보임(辭補任)시켰던 사람이다. 그러나 그녀가 검수완박 반대론자임이 확실해지자 급히 민형배를 강제 탈당시켜 무소속으로 만든 것이다. 장난이다.
이 무소속이 사실상 여당일 경우 4대2가 돼 야당이 반대하는 소위를 우회, 법사위 전체 회의로 직행시키는 게 가능해진다. 법을 만드는 사람들이 법 정신을 훼손하는 짓을 예사로 한다.
그러면서 상대 당인 제1야당 국민의힘은 부패한 기득권자들의 당이고 자기들은 민주화 투쟁으로 나라에 민주주의를 가져다준 ‘도덕적’ 투사들의 당이라고 행세해왔다. 그 위선과, 알고 보니 무능하고 내로남불만이 특기인 이 당에 다수 국민들이 철퇴를 내려 정권을 회수한 것이 지난 3.9 대선이다.
그 정권을 내놓기 전 한 달을 그들은 최후의 발악 기간으로 정해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을 기어코 강행 처리하려고 저 난리를 피우고 있다. 그것은 그들이 내세우는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해 검찰 기능을 ‘정상화’하는 게 아니라 이재명, 문재인, 그리고 자기들 수사를 못하게 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사실이 분명해졌다. (양향자가 인터뷰에서 민주당 측이 “문재인 사람들 20명 감옥 가니 찬성하라 했다”고 폭로)
그렇지 않다면 저렇게 급하게, 저렇게 막무가내로 비열하게 추진할 수가 없다. 민주당은 민변을 포함, 대표적 친 진보좌파 매체인 한겨레신문까지(21일자 사설) 돌아설 만큼 국민의 외면을 받는 신세로 전락했다.
민형배의 ‘살신성인’으로 안건조정위는 통과시킨다고 치자. 그 다음은 일사천리일까? 천만에, 첩첩산중이다. 박광온-박병석-조정훈-이상민-문재인 순으로 단계마다 암초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박광온은 안건조정위에 양향자 대신 민형배를 지명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법사위원장이다. 그는 언론계 출신의 온건파다. 기대는 많이 하지 않지만, 필자는 지연 학연 직연(職緣)이 있는, 그를 좀 아는 사람으로서 그의 양심을 지켜보고 있다.
국회의장 박병석 또한 언론계 출신으로 ‘충청도 양반’이다. 70세 6선 의원인 그가 자기 명예를 더럽힐 의사 진행을 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 예정된 외유를 연기한 그는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두 박 씨가 ‘거수기’ 허수아비 노릇으로 법안이 본회의에 상정되더라도 민주당은 8표를 더 채워 국힘 의원들의 필사적인 필리버스터를 막아야 한다. 그 8표 후보 중에 양향자에 이어 친여 정당인 시대전환 조정훈 것은 이미 날아갔다. 그는 검수완박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여기에 민주당 내 반란표도 이상민, 조응천은 확실하고 상당수가 더 나올 수도 있다.
이상민의 민주당 비판을 들어볼 때 그가 필리버스터 강제 종료, 본회의 법안 투표에서 반대하지 않는다면 이상한 일이다.
“이렇게 정치해서는 안 된다. 고민이 있었겠지만 정치를 희화화하고 소모품으로 전락시키는 것이다. 어렵고 복잡할수록 원칙대로 정공법으로 가야 한다. 국민께서 지켜보고 있다. 헛된 망상은 패가망신의 지름길이다.”
필리버스터를 저지하고 본회의에서 통과시키면 대통령 문재인의 거부권 행사가 최종 순서다. 그는 사표낸 검찰총장 김오수를 달래며 검수완박 찬동 의사를 보이는 2중플레이를 했으나 거부하지 않으면 엄청난 역풍, 반발에 직면하고 퇴임 후 그 후유증을 톡톡히 치르게 될 것이다.
문재인이 법안을 공포한다 한들 그 일주일 후엔 윤석열-한동훈(민주당 반대 불구 법무부 장관에 임명될 경우) 정권이 들어온다. 이들은 검찰 수사권이 설령 없어지더라도 상설 특검, 경찰 지휘권 등 전(前) 정권 수사에 관한 모든 것을 틀어쥐고 그들 앞에 우뚝 서게 된다.
결국 민주당은 사필귀정(事必歸正)으로 끝날 제무덤 파기를 눈 감고, 머리 박고 밀어붙이는 꼴이다. 그렇게 자초한 대가를 가깝게는 6.1 지방선거 폭망, 멀게는 2년 후 총선 참패로 치를 각오를 해야 할 것이다.
글/정기수 자유기고가(ksjung724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