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준법위, 노조 문제 적극 나설까…노동소위 행보 ‘관심’

이건엄 기자 (lku@dailian.co.kr)
입력 2022.04.19 06:00
수정 2022.04.19 12:37

삼성전자 등 노사 갈등 확대…준법위 정기회의서 의견 낼까

노동소위, 2기 출범 후 공식 활동 없어…조만간 구성될 듯

서울 서초동 삼성서초사옥 앞에서 삼성 깃발이 휘날리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삼성전자 노사가 임금협상 문제로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법위)가 개입에 나설지 관심이 모아진다.


준법위가 산하에 노동소위원회(노동소위)를 구성하고 계열사 노사관계자문그룹과 소통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던 만큼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다만 2기 체재가 출범한지 얼마 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시간을 두고 논의에 나설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준법위 노동소위가 빠른 시일 내에 공식적인 활동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 등 관계사에서 노사 갈등이 점차 확대 되면서 준법위 역시 관련 안건을 전문적으로 다룰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준법위 노동소위는 위원장과 일부 준법위원이 참여해 삼성 관계사들의 노사 문제를 보다 전문적으로 다루는 산하 기구다. 앞서 노동소위는 지난해 4월 관계사자문그룹과 간담회를 여는 등 1기 체제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노사관계자문그룹은 삼성전자 이사회 산하 조직으로 이재용 부회장의 무노조경영 폐지 선언 후 지난 2020년 8월 구성됐다.


실제 노동소위는 준법위 2기 출범 이후 아직까지 공식적인 활동에 나서지 않고 있지만 최근 삼성 노사 문제가 크게 대두됨에 따라 빠른 시일 내에 관련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준법위 관계자는 “협약사의 노사 문제는 소위원회에서 다루어질 문제이기 때문에 향후 논의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날 열리는 정기회의에서는 삼성전자 노사 문제가 당장 논의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기회의 목적이 내부거래와 제보 안건 처리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만큼 삼성전자 노사 문제를 다루기엔 적합하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해당 관계자는 “준법위 2기 출범 이후 아직 노동소위원회가 열리지 않은 만큼 어떤 식으로 논의가 이뤄질지는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렵다”며 “이번 정기회의에선 별도 안건으로 다루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임금협상 문제가 장기화되면서 노조의 파업 가능성 제기 등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해 10월부터 15차례 교섭을 진행했으나 입장 차이가 커 결국 협상이 결렬됐다.


특히 경계현 DS부문장(사장)이 지난달 노조의 요구에 따라 노조 대표단 간담회에 직접 참석했지만 뚜렷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별 소득 없이 마무리됐다.


이에 노조 측은 지난 13일 이재용 부회장 자택 앞을 찾아 사측에서 임금교섭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했다. 현재 삼성전자 노조는 4500명 규모로 전체 직원 11만3000여명 중 4%를 차지하고 있다.


한편 준법위는 이날 오후 2시 정기회의를 열고 삼성전자 등 관계사들의 내부거래 및 대외후원 안건들을 검토 및 승인할 예정이다. 또 접수된 신고 및 제보들에 대해서도 보고를 받고 처리 방안에 대해 논의한다.


삼성은 50억원 이상 규모의 계열사 간 내부거래를 진행할 때 준법위의 사전 승인을 반드시 거치고 있다. 준법위는 삼성전자와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에스디에스,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물산 등 7개 관계사와 협약을 맺고 준법 관련 안건을 다루고 있다.

이건엄 기자 (lk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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