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2천만 ‘게이밍’ 수요 정조준…40인치 TV 격돌
입력 2022.04.18 06:00
수정 2022.04.15 18:00
‘집콕’ 트렌드에 게이밍 수요 급증…중소형 TV 인기
40인치 제품으로 게임·TV 한 번에 해결…틈새 공략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늘어나는 게이밍 수요에 발맞춰 40인치대 중소형 시장 공략에 고삐를 죄고 있다. 프리미엄 시장에서 쌓아온 노하우를 접목해 TV와 게이밍 모니터를 한 번에 원하는 고객 수요를 정조준하고 있다는 평가다. 그 동안 TV 시장을 지배했던 ‘거거익선(크면 클수록 좋다)’과는 상반된 행보인 만큼 어떠한 경쟁을 펼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게이밍 수요가 포진해 있는 40인치대 TV 시장 공략을 위해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업체별로 보면 LG전자는 지난 2020년부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라인업에 48인치 제품을 추가하며 게이밍 시장에서 좋은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자발광 특성인 월등한 응답속도와 명암비 덕분에 게임을 쾌적하게 즐길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올해에는 세계 최소 크기인 42인치 OLED TV를 출시하며 게이밍 모니터를 고민하는 소비자들의 선택폭을 확대했다.
삼성전자는 미니 발광다이오드(LED)가 적용된 네오 QLED 43인치 제품을 준비 중이다. 현재 국내에서도 전파인증을 마친 상황으로 다음달 중 출시가 유력한 상황이다. 삼성전자가 네오 QLED 브랜드로 40인치대 제품을 출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처럼 양사가 공격적으로 40인치대 제품을 내놓는 것은 게이밍 모니터와 TV를 한 번에 해결하려는 수요가 크게 늘어난 점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게임을 가볍게 즐기면서도 TV용도로도 활용 가능한 중소형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TV의 경우 모니터에 비해 낮은 주사율과 높은 입력지연으로 즉각적인 반응을 요구하는 게이밍 용도로는 불리한 측면이 있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게이밍 모니터(주사율 120㎐ 이상) 출하량은 1800만대로, 전년(1366만대) 대비 31.7% 성장했다. 코로나19 유행 전인 2019년 772만대와 비교해 두 배 이상 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여파로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증가하면서 게임에 관심 없던 소비자들도 게이밍 시장에 대거 유입된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화질의 경우 개인 취향에 따라 극명하게 호불호가 갈리는 만큼 인풋랙(입력지연)과 가격 대비 성능이 승패를 좌우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인풋랙의 경우 즉각적인 반응을 요구하는 게이밍 시장에선 최우선 고려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인풋랙을 단순히 비교하면 OLED의 압승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OLED 패널은 자발광 특성상 LCD패널 대비 압도적으로 빠른 반응속도와 낮은 인풋랙을 강점으로 한다. 실제 LG전자 OLED TV는 2022년형 기준 0.1ms의 응답속도와 13ms미만의 인풋랙을 자랑한다. 통상 게이밍 모니터의 응답속도는 LCD 기준 1ms다.
가격 측면에선 아직 삼성 QLED 43인치 제품이 출시되지 않은 만큼 직접적인 비교는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동일한 크기의 TV 제품을 비교했을 때 QLED가 OLED 대비 20% 이상 저렴한 점을 감안하면 가격경쟁력을 가져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OLED와 미니 LED라는 패널의 차이 때문에 수요층이 크게 갈릴 수밖에 없다”며 “삼성과 LG 역시 각사의 강점을 마케팅 포인트로 앞세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