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 마주할 국민의힘 차기 원내대표는 누구?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입력 2022.03.26 00:00
수정 2022.03.25 15:26

내달말 김기현 후임 새로 선출 예정

권성동·권영세·윤상현·김도읍·

김태흠·박대출·윤재옥·조해진

21대 첫 여당 원내대표 후보군 풍성

더불어민주당이 원내대표 경선 일정을 앞당겨 3선의 박홍근 의원을 새 원내대표로 선출함에 따라, 원내 카운터파트가 될 국민의힘 차기 원내대표는 누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김기현 현 원내대표의 임기는 오는 4월말로 끝난다. 원래 양당은 국회가 개원하는 5월말에 원내대표를 뽑았으나, 민주당은 3·9 대선 패배 직후 윤호중 전 원내대표가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옮겨가면서 경선 일정을 두 달 앞당겼다.


앞서 국민의힘도 주호영 전 원내대표의 지난해 6·11 전당대회 출마 문제가 불거지면서 원내대표 경선 일정을 한 달 가량 앞당긴 적이 있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만 1년의 임기를 채울 것으로 보여, 차기 원내대표를 선출할 경선은 4월말에 치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기현 원내대표의 임기 만료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자천타천으로 차기 원내대표에 대한 하마평이 나오고 있다. 4선에서는 권성동·권영세·윤상현 의원이 거론되며, 3선에서는 김도읍·김태흠·박대출·윤재옥·조해진 의원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권역별로 분류해보면 의석 수 가장
많은 PK가 원내대표 후보군도 많아
'원내대표는 영남서' 호소력 있을까
권역별로 내부 '교통정리'는 있을듯


후보군을 권역별로 분류해보면 부산·울산·경남이 김도읍·박대출·조해진 의원으로 가장 많으며, 서울·인천·경기는 권영세·윤상현 의원, 대구·경북은 윤재옥 의원, 대전·충남북은 김태흠 의원, 강원은 권성동 의원이다.


국민의힘 원내 의석 수도 부산·울산·경남이 33석으로 가장 많다. 이어 대구·경북 24석이며, 서울·인천·경기는 19석, 대전·충남북은 9석, 강원은 5석이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원내대표 경선에서 지역이 중요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영향을 미치는 범위는 좀 좁다. 예를 들어 김기현 원내대표가 출마했을 때, 울산 의원들은 전부 김 원내대표를 찍어줬겠지만 PK 33석이 전부 갔다고는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당선인과 (이준석) 당대표가 지역색이 옅다보니 이번 원내대표 경선에서는 지역에 따른 특별한 유불리는 없겠지만, 당선인과 당대표가 모두 비(非)영남 출신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원내대표는 당의 핵심 지지 기반인 영남에서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올 수는 있을 것"이라며 "그렇다고 같은 TK나 PK에서 후보가 여럿 나오면 표가 쪼개지니까 '교통정리'는 계속해서 시도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민주당 박홍근 신임 원내대표가 3선이라는 점은 3선 후보군들에게는 희소식이다. 앞서 김태년 전 원내대표와 윤호중 전 원내대표는 모두 4선이었다. 이에 맞춰 국민의힘도 5선 중진 주호영 전 원내대표와 4선 김기현 원내대표가 차례로 원내대표를 맡았다.


'국회는 선수(選數)'라는 말처럼 협상 파트너들끼리의 선수 균형도 중요한 요소인데, 3선 박홍근 원내대표가 서면서 국민의힘 3선 후보군인 김도읍·김태흠·박대출·윤재옥·조해진 의원도 불리함이 없어졌다는 관측이다. 물론 4선 후보군인 권성동·권영세·윤상현 의원이 역으로 불리해졌다는 뜻은 아니다.


정권교체 되면서 원내대표 자질 '변경'
'투쟁력' 빠지고 '협상력' 전면에 대두
민주당 박홍근은 원내수석 유경험자
원내수석 경력, 경쟁 과정서 도움될까


이번 원내대표 경선은 21대 국회 4년 임기의 반환점을 도는 세 번째 원내대표 선출이다. 그 사이에 지난 3·9 대선을 계기로 정권이 교체되면서 국민의힘은 집권여당이 됐다. 원내사령탑에게 요구되는 자질이 완전히 달라졌다.


지난 2년간 원내대표 경선의 화두였던 '선명성'과 '투쟁력'은 조건에서 탈락하고, 대신 172석 거대 야당을 달래서 윤석열정부 초기의 입법과제를 달성하고 정부예산안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점에서 '정치력'과 '협상력'이 최대 자격요건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강성으로 분류되지만 원내협상 경험도 풍부하다. 우원식 전 원내대표 시절 원내수석부대표를 맡았던 박홍근 원내대표는 당시 본회의장과 국회 운영위 등에서 강경한 면모를 보였지만, 이는 우 원내대표와의 '굿캅·배드캅' 분담에 따른 역할이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홍근 원내대표가 원내수석을 경험해 협상 경험이 풍부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국민의힘에서도 원내수석 유경험자가 두각을 나타낼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비단 박 원내대표 때문이 아니더라도, 원래부터 재선 때 원내수석은 3선 이후 원내대표로 가는 첩경으로 여겨져왔다. 주호영 전 원내대표는 홍준표 원내대표 시절 원내수석을 지냈으며, 김기현 현 원내대표는 이한구 원내대표 시절 원내수석을 역임했다.


현재 거론되는 국민의힘 원내대표 후보군 중에 원내수석 경험자는 4선 윤상현, 3선 김도읍·윤재옥·조해진 의원이다. 윤상현 의원은 최경환 원내대표 시절 원내수석을 맡았으며, 김도읍 의원은 정진석 원내대표 시절 원내수석을 지냈다. 윤재옥 의원은 김성태 원내대표 시절에, 조해진 의원은 유승민 원내대표 시절에 각각 원내수석을 경험했다.


다만 4선 권성동·권영세 의원, 3선 김태흠·박대출 의원도 오랜 의정활동을 통해 다양한 원내 협상 경험이 있다. 권성동 의원은 여야가 가장 첨예하게 부딪히는 국회 법사위에서 위원장과 간사를 지냈으며, 김태흠·박대출 의원은 현재 각각 국회 농해수위원장과 환노위원장을 맡고 있다.


'독이 든 성배' 될 것이라는 우려도
110석 여당 원내대표, 허울만 그럴싸
청와대 요구 입법과제 협상 힘겨울 듯
"올해가 오히려 기회"라는 분위기도


이처럼 후보군이 풍부하지만 이번 국민의힘 원내대표 자리는 '독이 든 성배'라는 우려도 나온다. 집권여당 원내대표라고 하니 허울은 그럴싸하지만 원내 의석이 절대열세다. 집권 초기 청와대에서 요청하는 입법과제는 많을텐데, 정작 통과시킬 힘이 없기 때문이다.


과거 집권여당 원내대표였던 유승민 전 원내대표는 청와대에서 요구한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을 처리하기 위해 당시 야당이었던 새정치민주연합과 협상을 해서 국회법 개정안과 맞교환해 본회의에서 처리를 했다. 그런데 청와대는 함께 처리된 두 법안 중에서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서만 거부권을 행사했다. 이 사태는 유승민 전 원내대표의 중도 사퇴 파동으로 번졌다.


이처럼 청와대 요구 입법과제는 집권여당이 다수 의석을 가지고 있을 때도 관철하기가 힘겹다. 하물며 의석이 절대열세일 때는 더 말할 필요조차 없다. 비록 집권여당은 됐으되 의석은 여전히 절대열세인 국민의힘의 첫 원내대표 자리가 '독이 든 성배'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차라리 내년에 원내대표를 하면 21대 국회의원 임기 마지막 원내대표이기 때문에 22대 총선 공천에라도 영향을 미치겠지만, 올해는 아무 것도 아니다"면서도 "내년에는 최소한 자기자신의 공천은 보장될 원내대표 자리를 놓고 정말 경쟁이 극심할 것이기 때문에, 올해를 오히려 기회로 여기는 후보군도 있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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