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찬 부상과 열정 사이, 주눅들 것 없다 [김윤일의 역주행]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2.03.14 08:05
수정 2022.03.14 08:16

에버튼전 보디체킹에 쓰러진 뒤 교체 아웃 요청

거친 EPL서 살아남으려면 강한 정신력도 필요

울버햄튼 황희찬이 다시 한 번 부상으로 쓰러졌다.


황희찬은 14일(한국시간) 구디슨 파크에서 열린 ‘2021-22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에버튼과의 원정 경기에 선발 출전했지만 갑작스런 부상으로 경기 초반 교체 아웃됐다.


이날 울버햄튼은 후반 4분 코너 코디의 결승골로 1-0으로 승리, 2연승을 달리면서 7위로 점프해 황희찬의 아쉬움을 달랬다.


황희찬은 전반 9분 패스를 받는 과정에서 상대 미드필더 도니 판더비크의 무릎에 왼쪽 엉덩이 쪽을 가격 당했다.


곧바로 그라운드에 쓰러져 고통을 호소한 황희찬은 의료진의 긴급 조치를 받고 다시 뛸 수 있었다. 하지만 5분 뒤 상대 선수와의 경합과정에서 무리하게 근육을 쓴 결과 또 다시 통증이 올라왔고 절뚝거리는 다리로 더는 뛸 수 없다고 판단, 벤치에 교체 요청을 보냈다.


황희찬의 부상 상태는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축구선수로서 많은 힘을 써야하는 엉덩이 쪽 부상이기 때문에 경미한 수준이더라도 면밀한 검진이 필요한 상황이다.


황희찬의 부상으로 이달 말 월드컵 최종 예선을 앞둔 벤투호에도 비상이 걸렸다. 특히 벤투 감독은 3월 A매치에 참가할 대표팀 명단 발표를 앞두고 있던 터였기 때문에 황희찬의 부상 소식이 더욱 뼈아프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주목할 점은 황희찬의 부상 부위다.


그는 지난해 말 오른쪽 허벅지(햄스트링) 부상으로 두 달 가까이 결장했고 이로 인해 프리미어리그 5경기를 소화할 수 없었다. 울버햄튼 이적 직후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며 공격 포인트를 쌓았던 상승세가 꺾였던 순간이다.


황희찬이 몸담고 있는 프리미어리그는 전 세계 축구 리그서 가장 수준이 높고 거친 곳으로 유명하다. 선수들은 몸싸움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이로 인해 경기 중 일촉즉발의 신경전 발생을 종종 볼 수 있다.


EPL에 적응하기 위한 황희찬 역시 오스트리아, 독일 무대 때보다 왕성한 활동량과 저돌적인 움직임을 선보이는 중이다. 이 과정에서 신체적 무리가 발생했고 이는 지난해 말 햄스트링 부상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상대 입장에서도 황희찬처럼 젊고 역동적인 선수를 내버려둘 리 없다. 반더비크의 거친 보디 체킹도 황희찬의 발을 묶어놓으려는 의도였다고 해석할 수 있다.


그렇다고 주눅이 들 필요는 전혀 없다. 최고의 무대에 걸맞은 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강인한 정신력 또한 필요한 법이다. 부상을 말끔하게 털고 일어설 황희찬이 황소와 같은 움직임으로 팀에 활력을 불어넣어주길 바라본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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