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뽑은 연예인 누구냐"…근거없는 색출·비난 이어져
입력 2022.03.14 03:02
수정 2022.03.13 13:07
"하니 말고 대놓고 티낸 '2번녀' 또 누가 있냐"…일부 커뮤니티서 색출글 올라와
'2번남·2번녀' 지목 연예인들, 투표 기간 전후 패션 및 언행만으로 작성…모두 '추측'
이들 중 누구도 특정 후보 지지의사 밝힌 적 없어…해당 연예인들 직접 반박·해명 하기도
구체적인 근거 없이 연예인들 비난, 명예훼손 처벌…설사 윤석열 뽑았어도 사실적시 명예훼손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하는 누리꾼들 사이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 투표한 것으로 의심되는 연예인들을 색출하는 분위기가 확산돼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연예인들이 직접 나서서 '사실무근'임을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구체적 근거 없이 연예인들을 비난하는 글은 명예훼손으로 처벌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청되고 있다.
12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하니 말고 대놓고 티 낸 2번녀 또 누구 있냐”는 글이 개재됐다. 2번녀는 '대통령 후보 기호 2번에 투표한 여성'을 줄인 은어다. 여성 유권자가 여가부 폐지 등 상대적으로 여성들에게 비우호적인 정책을 들고 나온 윤석열 후보에게 투표했다는 비아냥의 의미를 담고 있다.
해당 글이 올라오자 커뮤니티 회원들은 자신의 목격담을 공유하며 또 다른 '2번녀'들을 찾아 나섰다. 이 과정에서 회원들은 솔로가수 전소미, EXID 멤버 하니, 소녀시대 멤버 태연, 트와이스 멤버 나연 등을 거론됐다. 전소미는 대선 당일 투표를 완료했다는 글을 인스타그램에 적었는데, 배경이 붉은색이라는 이유로 비난을 받았고, 나연은 개인 소셜미디어(SNS)에 붉은색 풍선 모양의 이모티콘을 올렸다는 것이 근거로 제시됐다. 누리꾼들은 "(여자가) 남성 권익을 대변한다" "소름돋는다" "건방지다" 등 원색적인 비난 댓글을 개재했다.
여성뿐 아니라 남성 연예인들도 색출 대상에 올랐다. 또다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일부 회원들이 슈퍼주니어 멤버 김희철, 몬스타엑스 민혁 등을 거론하며 이들이 윤석열 당선인에게 표를 줬다고 주장했다. 민혁은 팬카페에 '빨간색 하트' 이모티콘을 썼다가, 김희철은 사전 투표소에 빨간색 슬리퍼를 신고 갔다가 논란이 된 바 있다.
'2번남·2번녀'로 지목된 연예인들은 투표 기간 전후 패션, 언행을 토대로 작성된 것이며 모두 추측 뿐이다. 이들 중 누구도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힌 적이 없다.
논란이 일자 지목된 연예인들은 직접 나서서 반박하거나 해명하기도 했다. 전소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빨간색 배경을 찍은 과정을 보여줬고, 민혁도 자신의 팬카페를 통해 "쓸데없는 데 의미부여하지 말라"며 "아이돌이라 정치얘기 안 한다고 몇 번이나 얘기했으며 아무 생각 없고 소신 있더라도 절대 밖으로 얘기 안 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근거 없이 연예인 등 유명인들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은 명예훼손죄로 처벌 될 수 있다. 특히 실제 이들이 윤 당선인을 뽑았거나 지지했더라도 사실적시 명예훼손으로 처벌될 수 있다. 허위 사실을 적시한 경우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으며 사실을 적시한 명예훼손의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금고,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