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장 성과 낸 전선업계…올해도 투자 강화한다
입력 2022.02.16 06:00
수정 2022.02.16 09:00
LS전선은 대만·동남아 대한전선은 북미·중동 공략
공격적 해외 수주 통해 대외 불확실성 정면돌파
LS전선과 대한전선 등 국내 전선업계가 지속적인 투자와 공략으로 해외시장에서 가시적 성과를 낸 가운데 올해에도 투자를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원자재값 상승과 공급망 문제 등 대외 불확실성 속에서도 글로벌 공략에 박차를 가해 성장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LS전선과 대한전선은 각각 대만·동남아시아, 북미·중동을 거점으로 공격적인 수주에 나서며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 쌓은 노하우를 글로벌 인프라 사업에 접목시켜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업체별로 보면 LS전선은 해저케이블 사업을 통해 대만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대체에너지 사업이 급성장하고 있는 대만에서 해상풍력발전 물량을 대거 수주하며 높은 성장을 보이고 있다.
실제 LS전선은 지난해 10월 글로벌 해상풍력 건설기업 CDWE로부터 2000억원 대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에 따라 대만 하이롱 해상풍력단지에 2025년까지 해저케이블을 공급할 계획이다. LS전선이 대만에서 일궈낸 누적 수주금액은 약 8000억원이다.
동남아 시장에서는 자회사인 LS전선아시아가 베트남을 거점으로 좋은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LS전선아시아는 베트남 전선 시장 점유율 22%를 차지하며 1위를 지키고 있다. 베트남 정부 주도로 이뤄지고 있는 전선 인프라 사업에 적극 대응해 영향력을 공고히 다져나가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오는 2045년까지 총 3200억달러를 전력 시장에 투자할 계획이다.
올해는 미국에서의 활약도 기대해볼만 하다. LS전선은 지난해 5월 북미 통신케이블 시장 공략을 위해 현지법인인 LS이노컴을 신설한 바 있다.
여기에 LS전선이 인도네시아 아르타 그라하 그룹과 합작 투자한 현지 법인이 올해 1월 말부터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간 점도 긍정적이다. 합작법인은 지난 2020년부터 인프라용 가공 전선과 건설, 플랜트 등에 사용되는 중저압 전선을 생산, 2025년 약 1억 달러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LS전선 관계자는 “동남아와 대만에서 시장 영향력을 공고히 하고 다른 글로벌 권역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며 “시장상황을 면밀히 살펴보고 제품 장점을 살릴 수 있는 방향으로 준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한전선은 유상증자를 통해 재원을 확보하고 그 동안 공을 들였던 북미와 중동 시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 확대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전선은 전통적으로 중동과 아시아에서 강세를 보여오다 2016년 이후 미국과 유럽 등을 전략지역으로 선정하고 시장공략을 본격화했다. 2017년부터는 미국 동부지사, 영국지사, 네덜란드 판매법인 등을 차례로 설립하며 해당 지역에 공을 들였다.
그 결과 대한전선의 북미 매출은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연평균 성장률 47%를 기록하며 급성장했고, 2021년에도 2800억 원 규모의 수주고를 올리는 성과를 냈다. 대한전선은 전날에도 미국법인이 현지 전력회사로부터 초고압 전력망 공급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대한전선은 앞으로도 글로벌 접점 확대를 늘려 수주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글로벌 인프라 확장과 전 세계적인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요구 확대로 전선 수요의 상승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대한전선은 올해 초 기준 3만8000메트릭톤(MT)의 수주 잔고를 확보하며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2016년 이후 6년 간의 1월 평균 수주 잔고인 2만2000MT에서 70% 이상 상회하는 수준이다. 지난해 1월 2만9,600MT 였던 것에서도 약 28% 상승한 것이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유상증자를 통해 재원을 확보해 글로벌 시장 확대에 활용할 계획”이라며 “미국과 중동 등 전략적으로 요충지라고 판단되는 지역을 중심으로 준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물가상승으로 인한 원자재값 폭등, 글로벌 공급망 이슈가 지속되며 대외 경영환경이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전선업계의 해외 공략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와 함께 국내시장에서도 신사업을 통해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