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강남불패’?…대세하락 판단은 일러

원나래 기자 (wiing1@dailian.co.kr)
입력 2022.02.14 05:35
수정 2022.02.11 15:59

강남3구 1년8개월 만에 집값 하락

“간헐적 거래만 이뤄져, 평균값으로 판단하기엔 무리”

최근 서울 집값 상승을 주도하던 강남 3구(강남·송파·서초구) 집값이 내려가기 시작했다. 이는 2020년 6월 이후 무려 1년8개월 만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한 두건의 하락 거래로 대세하락을 언급하기엔 이르다고 보고 있다.


14일 한국부동산원의 2월1주차(7일 기준)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집값 상승률은 하락(-0.02%)으로 돌아섰다. 강남구와 서초구는 전주에 이어 나란히 보합(0.00%)을 유지했다. 서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01% 떨어지며 3주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살펴보면, 서울 송파구 잠실동 레이크팰리스 전용면적 84.8㎡는 지난해 11월 24억8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이달 들어 1억8000만원 내린 23억원에 거래됐다.


또 인근 단지인 신천동 파크리오 전용 84.9㎡는 지난해 10월 25억2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지난달 21억6400만원에 거래되며 실거래가격이 4억원 가까이 급락했다.


이처럼 강남권조차 일부 단지들의 가격이 떨어지면서 오랜 기간 이어진 ‘강남 불패’마저 꺾이는 것 아니냐는 전망들이 나오고 있지만, 집값 하락으로 판단하긴 어렵다는 게 대부분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특히 선거 이후 불확실성이 걷히면 달라질 거라는 의견이 많았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위원은 “최근 서울 아파트값 조정은 대선을 앞둔 정책적 불확실성과 대출규제 등으로 구매력 있는 매수세가 감소하면서 간헐적 거래만 이뤄진 상태”라며“대세 하락으로 판단하기엔 이른 감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남은 상승폭이 워낙 높았기 때문에 일부 조정된 거래가 이뤄졌으나, 지역별 평균값으로 향후 주택 시장 전망을 판단하기엔 무리가 있는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1월 강남권 아파트의 실거래 가격을 보면 서초구 165㎡초과의 경우 전월 대비 65.2% 상승했지만, 송파구의 같은 면적은 34.1% 하락했다.


그는 “최근 부동산 관련 세제와 DSR 규제 강화, 금리인상 등으로 주택 관련 비용 부담이 큰 상황인데, 대선 후보들의 공약에 관련 제도의 완화 내용이 포함돼 있다”며 “1분기는 관망하는 포지션을 택할 가능성이 높아 대선 이후 이런 규제가 얼마나 지속되고 어느 정도 수준의 완화가 이뤄질지에 따라 변동성도 크다고 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장기화된 거래절벽에 집값이 하락 전환된 지역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며 “대출 이자와 세 부담이 무거워지면서 심적 압박이 커진 집주인들이 매도 호가를 낮춘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아직까지는 일단 지켜보자는 움직임이 우세하지만, 대선 이후에는 불확실성이 일부분 해소되면서 보유세 기준일인 6월을 앞두고 세금 회피성 급매물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원나래 기자 (wiing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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