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방송법 규제 논의에…전문가들 "전혀 다른 영역으로 봐야"

최은수 기자 (sinpausa@dailian.co.kr)
입력 2022.01.26 13:58
수정 2022.01.26 13:59

방통위 시청각미디어서비스법 등 OTT 방송 규제 편입 논의

"OTT는 '방송'과 다른 영역…특성 고려한 최소 규제 마련 필요"

최근 미디어 시장 중심으로 떠오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방송법 규제에 편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논의되고 있는 가운데 OTT는 방송 규제체계와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는 학계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왔다.


26일 한국인터넷기업협회는 서울 강남구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스페이스에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의 미디어 지형과 합리적 규제체계 마련 방안'이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는 임종수 세종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의 미디어 지형 - 인터넷 모델의 제안’을 주제로 발제를 맡아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의 실체적 성격에 대해 발표했다. 임 교수는 “현재의 규제체계는 이러한 미디어 환경 변화를 반영하지 못하고, 기존 관행과 경로 의존적인 규제체계만 반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정책의 쟁점과 과제’를 주제로 발제를 맡은 선지원 광운대학교 법학부 교수는 규제와 진흥책 중심으로 발표했다. 선지원 교수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는 외관상으로 방송과 유사해보이나 실정법상의 ‘방송’에 해당되는 지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지원 교수는 “방송은 주파수라는 한정 자원을 이용하고 공동체 의사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며“반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는 주파수를 이용하지 않고 일반적인 인터넷 망을 이용한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기존에 방송이라는 개념에 OTT를 포섭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이유로 선 교수는 실정법상으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를 개념화한다면, 현행법상으로는 전기통신사업법의 부가통신역무가 된다고 봤다. 또 일각에서 방송을 넘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개념을 만들어 일률적으로 규제하려는 시도 역시 현 시장에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콘텐츠 제작자와 동영상 서비스 제공자 사이의 공정한 거래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규율, 콘텐츠 등급분류, 망 중립성, 광고 규제 기준 등 쟁점이 있어 하나의 미디어라는 개념으로 포괄해 규제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에 선 교수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는 자율규제 혹은 공동규제가 적합하다고 판단, ‘커뮤니케이션’ 기반의 지배구조(거버넌스)를 구성하는 것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학계 전문가들 역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의 방송법 등 기존 방송 규제 체계와는 구분해야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정준희 한양대 정보사회미디어학과 겸임 교수는 “공동규제 핵심은 자율규제만 논의하는게 아니라 외부에 자율규제가 작동할 수 있는 기본 선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성동규 중앙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OTT의 경우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 중심으로 국내 시장이 굳어졌"다"며"합리적 자율규제는 사업자 중심으로 제도화되는 것인데 ‘기울어진 운동장’, 역차별적 구조가 어떻게 해결될 수 있을 것인가"라며 우려했다.


그러면서 성 교수는 "큰 틀에서 정부 조직 개편에 기반한 미디어 거버너스 개편을 통해 미디어 산업 진흥이 필요하다"며"향후 온라인동영상서비스가 완전히 주류가 될 경우 중요한 이론적 출발점이 될 것이기 때문에 보다 디테일하고 현실을 반영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종관 법무법인 세종 전문위원 역시“OTT는 시장에서 자연 발생해 경쟁에 진입했기 때문에 공공성을 지닌 방송 규제로 편입하려고 하다보니 충돌이 일어나고 있다”며“관련 산업 진흥 및 활성화를 위해 현행 부가통신사업으로 분류되는 체계를 유지하며 지원 대상으로 특정할 수 있는 방식이 현재의 상황에서는 적절하다”고 강조했다.


박성호 인기협 회장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에 대한 규제를 선점하기 위해 경쟁하는 듯한 현 상황은 산업 발전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며 “이번 토론회에서 제시된 의견들을 바탕으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및 관련 규제들에 대해 심도 깊게 검토하는 기회가 되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최은수 기자 (sinpaus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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