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오미크론’…26일부터 달라지는 방역체계

정채영 기자 (chaezero@dailian.co.kr)
입력 2022.01.25 08:57
수정 2022.01.25 08:58

26일부터 광주·전남, 경기 평택·안성 등 검사·진료 체계 개편

밀접접촉시 접종완료자 자가격리 면제·미접종자 자가격리 7일

밀접접촉 기준 2m 내 15분 이상 대화한 수준으로 완화

진료체계 개편 시점·기준 등 모호해 현장 혼란 연전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국내에서도 우세종으로 올라서면서 정부가 고위험군 위주로 확진자를 관리하고 위중증 등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오미크론 대응 방역체계'의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26일부터 광주와 전남, 경기 평택, 안성 등 오미크론 초우세 지역 4곳에서부터는 밀접접촉자와 고위험군만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실시하는 등의 새로운 검사·진료 체계를 도입하고, 이르면 이달 말부터는 진단검사 체계 전환을 전국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 접종 완료자는 확진자와 밀접 접촉했더라도 자가격리에서 면제하는 등 격리기준도 변경하기로 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24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브리핑에서 "오미크론 우세화에 따라 지난 14일 발표한 오미크론 대응전략에 따른 방역대응체계 전환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먼저 진단검사 체계가 바뀐다. 한정된 PCR 검사 역량을 60세 이상 고위험군 등 우선 검사 대상자에게 집중하는 것이 골자다. 이에 따라 오는 26일부터 광주, 전남, 평택, 안성 등 4개 도시의 보건소, 선별진료소, 임시선별검사소에서는 고령자 등 고위험군에만 PCR 검사를 해준다.


그 외 경우는 보건소 등을 찾아가도 자가검사키트나 신속항원검사로 1차 검사를 하고, 이 검사에서 양성이 나와야 PCR 검사를 받을 수 있다. 시중에서 파는 키트로 집에서 검사해서 양성이 나온 경우도 선별진료소에서 PCR 검사를 받을 수 있다. 유증상자는 호흡기전담클리닉 등 지정 의료기관에서 진료와 검사를 시행한다. 방역당국은 동네의원에서도 코로나19 진료·검사가 가능한 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정 청장은 "보건소와 선별진료소에서 시행하는 신속항원검사는 빠르면 1월 말, 아니면 2월 초까지는 전국에서 확대 시행하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정부는 자가격리 지침과 관련해서도 변경 사항을 적용할 예정이다. 확산 속도가 빠른 오미크론 변이로 인해 확진자가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수준으로 급증할 수 있는 만큼, 기존과 같은 격리 기준을 계속 적용하면 지나치게 많은 격리자가 발생해 사회적 피해가 클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확진자·접촉자의 격리 기간에 대한 새로운 지침은 전국 공통으로 오는 26일부터 변경된다. 예방접종 여부에 따라 격리 기간이 달라지는 것이 핵심이다. 예방접종 완료자는 코로나19에 확진되면 7일 동안만(현행 10일) 격리된다. 접종완료자의 기준도 이번에 새롭게 정했다. 접종완료자는 2차접종 후 90일이 지나지 않았거나, 3차접종을 받고 14일이 지난 사람을 말한다.


백신을 맞지 않았거나, 1차만 접종한 사람, 2차접종까지 했지만 3차접종을 제때 받지 않은 사람은 확진되면 10일간 격리해야 한다. 접종완료자라면 확진자와 밀접접촉을 했어도 격리 면제를 받고, 수동감시 대상이 된다. 현재 밀접접촉자는 예방접종력과 관계없이 10일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 수동감시 대상이 되면 7일 동안 실내 활동과 사적모임을 가급적 줄이고, 외부에서는 KF94급 마스크를 착용하라는 주의를 받게 된다. 또 6∼7일차에 PCR 검사를 해야 한다.


미접종자 등 접종완료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사람이 밀접접촉했다면 7일 동안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 자가격리자도 6∼7일차에 PCR 검사를 받아야 하고, 격리해제 후 3일 동안은 KF94급 마스크를 항상 착용해야 한다.


밀접접촉자에 대한 기준 자체도 다소 완화될 예정이다. 박영준 방대본 역학조사팀장은 "적절한 보호구(마스크)를 착용했다면 짧은 거리에서 대화했어도 관리가 필요한 접촉자로 분류하지 않는다"며 "앞으로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어도 2m 이내에서 15분 이상 대화한 수준의 접촉력이 있는 경우만 밀접접촉자로 분류할 것"이라고 말했다.


격리와 관련한 새로운 기준은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든 델타 변이 감염자든 똑같이 오는 26일부터 적용된다. 박 팀장은 "오미크론이 50% 이상 점유율을 보이는 상황에서 변이 여부로 확진자를 구분할 필요는 없어졌다"고 설명했다.


한편 해외입국자에 대한 격리 기간은 현행 해외입국자 관리정책에 따라 다음 달 3일까지는 '10일'을 유지한다. 정부는 내달 초 해외입국자 격리 지침 조정 여부를 발표할 예정이다.


하지만 방역체계 전환 시점이 지역마다 다르고, 동네병원의 코로나19 진료 참여 등에 대한 세부 가이드라인도 확정되지 않아 현장에서는 여전히 혼란스럽다는 반응이 나온다. 정부는 앞서 지난 14일 브리핑에서 "하루 확진자가 7천명 이상 발생하면 '오미크론 대응단계'를 가동한다"고 발표했다. 오미크론이 우세종이 되는 시점에 맞춰서 방역체계를 전환한다고 예고한 것이다.


이에 따라 언제 오미크론 대응단계로 전환하느냐가 방역대응의 관건으로 떠올랐는데, 정부는 우선 26일부터 4개 지역에서 방역체계를 전환하고, 나머지 지역의 경우 추이를 보면서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순간에 모든 체계가 바뀌는 것이 아니라, 분야별로 여러 가지 조치가 시간차를 두고 시행되면서 점진적으로 전환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르면 이달 말 진단검사 체계 개편을 전국으로 확대한다는 계획도 보건소와 선별진료소의 검사 개편에 대한 것이라고 정은경 청장은 설명했다. 정 청장은 "호흡기 전담 클리닉을 포함한 동네병원에서 신속항원검사와 진료를 받도록 하는 시스템은 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의료기관의 준비상황에 따라서 순차적으로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향 중수본 방역총괄팀장은 "호흡기 전담 클리닉이나 동네 의료체계는 정부가 방향을 결정한다고 해서 다 준비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동네 병원 등의 준비 상황, 국민들이 이러한 체계 개편을 얼마나 수용하는지도 전국적으로 오미크론 대응체계를 전환하는 시점을 결정하는 요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오미크론 시대에서는 방역 역량이 고위험군에 집중되는 만큼, 개인 방역이 더욱 중요해졌다고도 강조한다. 이에 따라 개인방역수칙과 마스크 권고사항도 강화됐다.


정부가 제시한 새로운 생활 속 방역수칙은 ▲ 미접종자는 기본접종하기, 2차 접종 유효기간 만료 전 3차접종하기 ▲ 올바른 마스크 착용으로 입과 코 가리기, 특히 감염위험시설과 감염취약시설에서는 반드시 보건용 마스크 착용 ▲ 30초 비누로 손 씻기, 기침은 옷소매에 ▲1일 3회 이상·회당 10분 이상 환기하고, 문고리·스위치·전화기 등 1일 1회 이상 소독하기 ▲ 사적 모임 규모·시간 최소화하기 ▲ 아프면 검사받고, 집에 머물며 고위험군 만나지 말기 등이다.

정채영 기자 (chaezer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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