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인터뷰] 이준영, ‘너의 밤’으로 전하고 싶었던 위로

배우 이준영에게 ‘너의 밤이 되어줄게’는 위로와 힐링이었다. 오랜만에 아이돌 활동 당시의 기억을 떠올리는 것도 좋았지만, 해보지 않았던 밴드 음악에 도전해볼 수 있어 즐거웠다. 무엇보다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애쓰는 태인에게 저절로 마음이 갔다. 이준영은 자신과 닮은 태인을 더욱 섬세하게 표현하기 위해 애썼고, 시청자들에게 더욱 진심 어린 위로와 응원을 건넬 수 있었다.

현재 방송 중인 SBS 드라마 ‘너의 밤이 되어줄게’는 몽유병을 앓고 있는 아이돌 윤태인(이준영 분)과 비밀리에 이를 치료해야 하는 신분 위장 입주주치의 인윤주(정인선 분)의 이야기를 다루는 멜로 드라마다.

이준영은 ‘이미테이션’에 이어 이번에도 아이돌 드라마에서 아이돌을 연기했다. 그룹 유키스 출신 배우로, 어렵게 뗀 ‘아이돌 출신 배우’라는 꼬리표를 다시금 상기시키는 일이 되지는 않을지 우려가 있을 법도 했다. 그러나 이준영은 오히려 이를 기회 삼아 더욱 잘 표현하고, 그려내기 위해 노력했다.

“‘이미테이션’ 때도 그랬지만 나는 아이돌 출신 배우이고, 연기돌이지 않나. 그래서 내가 제일 잘 표현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어렸을 때의 기억들을 토대로 한다면, 남들보다 조금 더 현실감 있는 역할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도 생각했다.”

새로운 음악을 접하는 것도 즐거운 일이었다. 태인은 극 중 아이돌 밴드의 리더로, 극 중에서 기타 연주신이 나오기도 했다. 처음 접해보는 악기 연주와 연기를 병행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지만, 그럼에도 그 과정을 즐기려고 노력했다.

“원래 밴드 음악에 관심이 많았다. 이 작품을 하게 되면 악기를 직접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 같았다. 또 밴드 분들이 어떻게 활동을 하시는지도 궁금했다. 낙원상가에서 기타를 샀는데, 그게 내 인생 첫 기타였다. 어린 시절로 돌아간 것 같아 즐거웠다. 다른 밴드 분들의 영상을 굉장히 많이 봤다. 나는 춤추고 노래만 하는 활동을 했었는데, 굉장히 결이 다르더라. 그런 것들이 되게 멋있게 느껴지기도 했다. 기타 코드를 밤새 외웠었다. 대본을 2시간 외우면, 나머지 4시간은 기타 연습을 했었다.”

기타 연주와 같은 외적인 부분을 표현하는 것도 필요했지만, 태인의 내면을 섬세하게 그려내는 것도 숙제였다. 음악에는 천재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태인이지만, 늘 압박감과 불안감에 시달리는 아픈 인물이기도 했던 것이다. 이준영은 먼저 태인이 앓고 있는 몽유병을 통해 그의 아픈 속내를 드러내고자 했다.

“작품 초반에 나오듯이 태인이는 몽유병을 앓고 있다. 그 몽유병은 어린 시절 트라우마에서 시작된 것이다. 그로 인해 습관들이 있을 것 같아 만들어보려고 했다. 그냥 천재가 아니라, 그 이면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여러 가지 습관들을 만들려고 노력을 했다. 윤태인이라면 어떻게 할까를 생각을 많이 했다.”

아프고, 약하다는 걸 숨기고 싶어 하는 태인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보기도 했다. 늘 완벽하기 위해 애쓰던 태인이 멤버들, 또 인윤주와 부대끼며 상처를 극복하고, 또 성장하는 과정이 그래서 더욱 특별하기도 했다.

“나에 대한 사랑이 좀 부족했었다. 아픈 와중에도 내게 또 상처를 내기도 하고. 나를 보듬어 준 시간이 없었던 것 같다. 누군가 내게 그런 이야기를 하더라. ‘남에게 잘하는 것보다 너를 한 번 더 들여다보라’라고. 그때 뒤통수를 한 대 맞은 것 같았다. ‘왜 나를 못 알아봐 줬을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조금 바꿔나갔다. 시청자들도 오늘 하루도 수고했을 자신에게 응원을 해주면 점점 더 좋아지지 않을까 싶었다.”

드라마와 캐릭터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위로를 주기도 하지만, 연기를 해내는 과정에서 스스로 위로를 받기도 한다. 그리고 이것이 이준영이 꾸준히 활동을 이어나가는 원동력이 되고 있었다. 드라마, 영화 촬영을 병행하며 바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지만, 여전히 즐겁기만 하다는 이준영이었다.

“가끔 힘들 때도 있지만, (그건 캐릭터에서) 얼마나 빨리 빠져나오는지의 문제인 것 같다. 하지만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여태 경험해보지 못한 감정들을 만나게 된다는 건 굉장히 설레는 일이다. 그러면서 추억도 쌓이고. 체력적으로는 힘들지만 한 작품, 한 작품 마무리를 할 때마다 위로를 받는 느낌이다. 그래서 정말 바쁜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