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히든캐스트(74)] 무대 위, 배우 현지수의 ‘순간’들
입력 2022.01.21 13:50
수정 2022.01.21 12:51
'잭더리퍼' 2월 5일까지 한전아트센터 공연
뮤지컬에서 주연배우의 상황을 드러내거나 사건을 고조시키는 배우들이 있습니다. 코러스 혹은 움직임, 동작으로 극에 생동감을 더하면서 뮤지컬을 돋보이게 하는 앙상블 배우들을 주목합니다. 국내에선 ‘주연이 되지 못한 배우’라는 인식이 있는데, 이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뮤지컬 배우 현지수는 ‘순간’을 소중히 여기는 배우다. 뮤지컬 배우로서 무대 위의 순간들은 물론, 그 무대를 올리기까지의 과정 그리고 무대 아래에서의 일상까지도 그에겐 모두 소중한 순간들이다.
그는 2017년 첫 무대였던 ‘올슉업’을 시작으로 지난해 12월부터 한전아트센터에서 공연되고 있는 뮤지컬 ‘잭더리퍼’에 출연하기까지 꼬박 5년간 무대에서 꿈을 이뤄나가고 있다. “매일이 슬럼프 같다”고 말할 정도로 녹록치 않은 현실 속에서도 그는 자신에게 찾아오는 여러 순간들에서, 또 무대 위에서 만족과 행복을 찾아낸다.
-처음부터 뮤지컬 배우가 꿈이었나요?
아주 어릴 때는 가수가 꿈이었는데 춤, 노래, 연기 다 할 수 있다는데 매력을 느끼고 뮤지컬 배우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뮤지컬 ‘올슉업’(2017) 앙상블로 데뷔했고요. 재미있는 요소가 많은 작품이었죠. 연말에 공연을 올려서 따뜻하고 즐거웠던, 그리고 아주 특별했던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꿈을 이뤘지만 현실은 생각만큼 녹록치 않다고들 하는데요.
맞아요. 과거에도, 그리고 앞으로도 아마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이 되네요(웃음). 특히나 작품이 없을 때 미래에 대해 걱정이 되기도 하는데, 사실 따로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 같아요. 그저 무대에 선 순간에 만족하는 삶을 사는 것 밖에요.
-현재 뮤지컬 ‘잭더리퍼’에 출연 중이시죠. 작품의 첫인상은 어땠나요?
작품을 처음 접한 건 2013년도였어요. 대학 입학하고 20살이 됐을 때죠. 회전무대도 신기하고 익숙한 넘버들이 나오니 속으로 따라 부르면서 관람했던 기억이 있어요. 첫인상은 ‘화려하다’였습니다.
-눈여겨보던 작품에 직접 참여하게 된 소감은?
‘잭더리퍼’는 2019년도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 출연이에요. 처음에도 그랬는데, 두 번째로 작품에 참여하게 돼도 역시나 재밌고 즐겁네요. 하하. ‘잭더리퍼’는 10주년이 넘은 한국의 대표 뮤지컬이잖아요. 그런 작품에 제가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하고 기쁘죠.
-오디션, 연습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나요?
특별한 일화는 아니지만, 연습하던 모든 순간이 다 기억이 남아요.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어서 행복하고, 기분 좋은 시간들이었습니다. 팀 분위기가 좋아야 보는 관객에게도 그 에너지가 전해지잖아요. ‘잭더리퍼’ 팀의 사이가 무척 좋거든요. 아마 무대에서 티가 날 거라고 생각해요(웃음).
-앙상블로 출연 중이신데요. 힘든 점은 없나요?
아무래도 일주일 중에 6일을 공연을 해야 하는 원캐스트이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힘든 건 사실이에요. 다만 대극장 공연의 경우 그 각각의 장면에서 살고 있는 앙상블들이 존재함으로써 더 입체적이고, 흥미로운 공연이 완성된다고 생각해요. 관객들이 공연을 재밌게 봤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관객에게 기쁨을 줬다는 것에 보람을 느끼죠. 또 동료 배우들이 함께 호흡하는 동안 즐거워한다면, 그것 역지 제겐 큰 보람입니다.
-‘잭더리퍼’에서 가장 애정하는 장면이나 넘버가 있나요?
‘런던의 밤’이라는 넘버요! ‘잭더리퍼’ 안에서 마음껏 웃으면서 춤추고 노래할 수 있는 장면이거든요. 자칫 어두울 수도 있는 공연을 환기시켜주는 장면 같아서 좋아요.
-현지수 배우가 생각하는 ‘잭더리퍼’의 매력은?
반전 매력입니다. 어떤 반전이 있을지는 극장에서 확인해 주세요. 하하.
-작품에 참여하면서 어떤 것들을 느끼고, 어떤 것들을 배웠는지도 궁금합니다.
어려운 시기에 작품에 참여하고 또 보러 와주시는 관객분들께 감사하다는 마음이 커요. 동시에 공연은 역시 현장감이 중요하다는 걸 한 번 더 배우고 있고요.
-뮤지컬 배우로서 가지고 있는 현지수 배우만의 신념은?
‘순간에 최선을 다하자’입니다. 공연에서 사람이 하는 영역이 크잖아요. 그 역할을 잘 해내기 위한 첫 번째가 사람들 사이의 ‘관계성’이라고 생각해요. 몇 개월간 이어지는 연습과 공연 기간 동안 열심히 친해지고, 열심히 연습하고 최선을 다해 공연하자는 것이 제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스스로의 강점과 매력을 어필해보자면요?
전 자칭(?) 분장실 분위기 메이커라고 생각해요. 하하. 배우로서는 주어진 것에 노력하는 배우입니다. 캐릭터나 노래, 안무의 목적을 찾기 위해 늘 노력하죠.
-현지수 배우에게 무대란?
즐거운 공간입니다. 우리가 살아 움직일 때 가장 화려한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는 소극장 무대에도 서보고 싶어요. 관객들과 조금 더 가까이에서 소통해보고 싶거든요.
-예를 들자면요?
저는 뮤지컬 ‘빨래’의 ‘서나영’ 역을 해보고 싶어요. 제가 처음 봤던 뮤지컬이기도 했고, 어딘가에 살고 있을 서나영과 같은 사람들과 공감하고, 그들을 위로하고 싶습니다.
-현지수 배우의 최종 목표는 어떻게 될까요?
행복한 배우가 되는 것입니다. 연습실에서, 무대 위에서, 그리고 무대 아래에서까지도 제가 정한 기준의 행복에 부합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