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석희 빠진 쇼트트랙…비 온 뒤 땅 굳힐까
입력 2022.01.19 15:23
수정 2022.01.19 15:23
논란의 심석희, 베이징 올림픽 출전 끝내 무산
한국 쇼트트랙 최대 위기를 기회로 바꿀 지 관심
동료 선수 비하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쇼트트랙 심석희의 베이징 올림픽 출전이 끝내 무산됐다.
서울동부지법은 18일, 심석희의 징계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앞서 심석희는 코치와 동료를 향한 욕설 및 비하 행위로 국가대표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고 이에 불복해 징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낸 바 있다.
만약 법원이 심석희 측의 주장을 받아들였더라도 또 다른 논란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바로 대표팀 합류다.
쇼트트랙은 개인전과 단체전을 병행하는 종목이다. 총 4명의 선수들이 출전하는 계주에서 하나 된 팀으로 호흡을 맞춰야 하는 것은 물론 개인 종목에서도 같은 국가 선수들이 함께 출전하면 여러 모로 레이스에서 큰 이득을 수확할 수 있다.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할 대표팀에는 심석희로부터 ‘저격’을 받았던 최민정 등이 합류할 예정이다. 이미 최민정은 지난해 심석희의 메시지가 공개되고 파문이 일자 빙상연맹과 대한체육회에 공문을 발송해 관련 의혹을 낱낱이 밝혀 달라며 불쾌감을 표시한 바 있다.
따라서 심석희의 대표팀 합류는 그 자체만으로도 어불성설이라는데 많은 이들의 의견이 모아진다.
결과적으로 심석희는 쇼트트랙 대표팀에 합류할 수 없게 됐고 이제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할 선수들은 뚜렷한 과제 하나를 안고 나서야 한다. 바로 ‘원 팀’ 구축이다.
대한체육회는 이번 베이징 올림픽을 전망하며 전통적 메달밭인 쇼트트랙에서 금메달 1~2개 수확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체육회 측은 쇼트트랙 강국으로 도약한 중국의 심한 텃세를 감안해 이와 같은 전망을 내놓았지만 심석희의 이탈로 인한 전력 약화와 팀 분위기 저하 등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올림픽은 한국 쇼트트랙이 동계올림픽에 참가한 이래 가장 큰 위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위기가 곧 기회일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비 온 뒤에 땅이 굳듯 말이다. 수십 년간 전 세계를 호령했던 한국 쇼트트랙이 보란 듯이 베이징 대회에서의 선전으로 건재함을 과시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