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G-30 "그래도 쇼트트랙"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입력 2022.01.05 18:05
수정 2022.01.05 18:07

대한체육회, 베이징 동계올림픽 금메달 1~2개 목표

심석희 사태 등 탈도 많았지만 쇼트트랙이 '금' 희망

대한체육회는 베이징동계올림픽 목표를 금 1~2개·종합순위 15위권을 잡았다.


대한체육회는 5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G-30 미디어데이’를 개최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이날 행사에는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윤홍근 선수단장, 유인탁 선수촌장, 국가대표 선수 및 지도자 등 약 30명만 참석했다.


이기흥 회장은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할 때 (금 1~2개 목표가) 현실적인 숫자다"라며 "(쇼트트랙 외에도) 스노보드나 컬링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들은 힘든 상황 속에서도 자신의 실력을 펼치기 위해 오늘도 묵묵히 훈련에 임하고 있다"며 "선수들이 최상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지원에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직전 대회였던 2018 평창동계올림픽 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당시 한국 선수단은 금메달 5개, 은메달 8개, 동메달 4개를 수확해 종합 7위에 올랐다.


새해를 앞두고도 이 회장은 “내부 변화와 체질 개선, 잘못된 관행들을 바로 잡는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고,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훈련도 제대로 할 수 없었다”며 "이런 부분을 감안했을 때, 이 목표를 실현하는 것도 만만치 않다"고 냉정하게 현실을 인정한 바 있다.


평창의 기적을 썼던 썰매팀은 주춤하고, 세대교체 중인 스피드 스케이팅도 지난 대회에 비하면 기대치가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영미 신드롬'의 여자컬링과 '배추 보이' 스노보드 이상호도 메달 후보로 꼽히지만 금메달은 역시 쇼트트랙에 기대를 걸고 있다.


올림픽을 준비하는 타 종목 관계자들이나 팬들도 “그래도 쇼트트랙 아니겠나” "미워도 쇼트트랙이다"라고 말한다. 심석희 사태 등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쇼트트랙은 이번에도 한국 선수단에 가장 많은 메달을 안겨줄 종목으로 꼽힌다. 그동안 동계올림픽에서 총 31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는데 이 중 24개가 쇼트트랙에서 나왔다. 한국의 동계올림픽 최초 금메달도 쇼트트랙에서 나왔다.


여자 중장거리 세계 최정상급에 있는 최민정(성남시청)은 1000m·1500m의 강력한 금메달 후보다. 이번 시즌 월드컵 대회에서는 부상 여파 등으로 기대 만큼의 성적은 올릴 수 없었지만 평창 올림픽 금메달 등 빛나는 성과와 풍부한 경험을 자랑하는 한국 여자 쇼트트랙의 간판이다. 최민정을 중심으로 한 여자 계주도 내심 2연패를 기대한다. 남자부에서는 황대헌(한국체대)이 취약했던 500m 포함 1개 이상의 금메달을 기대한다.


효자 종목이었지만 이번에는 역대 가장 어려운 올림픽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평창 올림픽 2관왕 임효준이 중국으로 귀화했고, 베이징 동계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1위를 차지한 심석희도 없다. 모두 불명예스럽게 대표팀에서 떠나게 됐다. 남녀 에이스를 잃은 가운데 ‘타도 한국’을 외치는 개최국 중국의 편파 판정 등과 같은 텃세와도 싸워야 한다.


좁은 트랙을 도는 종목의 특성상 선수들 사이의 충돌 또는 모호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심판진의 판정이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데 아무래도 홈팀에 유리할 수밖에 없다. 곽윤기는 미디어데이에서 "베이징 월드컵을 다녀왔을 때 선수들이 '우리에게 실격 판정을 쉽게 주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실격 여지를 주지 않는 경기를 하려고 치밀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평창올림픽 쇼트트랙 총감독을 맡았던 김선태 감독과 ‘쇼트트랙 황제’로 불렸던 빅토르 안(한국명 안현수) 기술코치까지 선임한 중국의 성장세는 매우 위협적이다.


선수들도 다 알고 있는 리스크다. 최민정은 "최근 한국 쇼트트랙이 부진하다는 말이 많았다. '쇼트트랙 하면 역시 한국'이라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이전보다는 낮은 기대 속에 쇼트트랙 대표팀이 감동적인 레이스를 바탕으로 한국 선수단에 몇 개의 금메달을 안길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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