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나온 미니스톱, 시장 재편 마중물 VS 아픈 손가락
입력 2021.12.30 06:07
수정 2021.12.29 15:16
M&A 성공 시 8000여개 매장으로 세븐일레븐과 3위 경쟁 본격화
CU-GS25, 1위 경쟁에 가맹점 몸값↑...간판갈이 희생양 우려도
이마트24의 한국미니스톱 인수전 참여를 놓고 편의점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인수 성공 시 8000여개 점포를 확보해 세븐일레븐과 업계 3위를 놓고 본격적인 경쟁을 벌일 수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과 함께 내년 가맹점 계약 만료에 따른 간판갈이의 최대 희생양이 될 수 있다는 부정적인 시선도 공존하고 있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24는 이달 초 진행된 한국미니스톱 매각 예비입찰에 참여했다.
일본 유통 대기업인 이온그룹이 보유한 한국미니스톱 지분 100%가 매각 대상으로, 예비입찰에 참여한 사모펀드를 제외하면 유통기업으로는 이마트24가 유일한 것을호 알려졌다.
매각 주관사인 삼일PwC가 적격인수후보(숏리스트)를 추려 실사를 진행 중이며 본입찰은 다음달 중 진행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이마트24가 2600여개 매장을 운영 중인 미니스톱 인수에 성공할 경우 총 8000여개 매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3위인 세븐일레븐이 1만여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본격적인 3위 싸움이 가능한 수준이다.
정부 규제와 업계 자율협약 등으로 신규 출점이 힘든 상황에서 이마트24의 미니스톱 인수는 한 번에 덩치를 불릴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2018년 4000억원대로 평가됐던 당시와 달리 현재는 2000여억원 수준으로 가격도 낮아졌다.
이마트24를 비롯해 SSG닷컴 등 신세계그룹 내 온‧오프라인 유통채널이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는 점도 인수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상품 경쟁력을 강화해 매출 확대 등 시너지를 내기 위해서는 가맹점 수가 많은 것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다만 3년 전에 비해 가격이 낮아졌어도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현금이 부족하다는 점은 부담이다. 작년 말 기준 이마트24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약 34억원 수준이다.
올해만 3차례에 걸쳐 450억원의 사모사채를 발행해 운영자금을 충당하는 등 곳간이 넉넉하지는 않은 상황이다. 모기업 이마트 또한 이베이코리아, 스타벅스코리아 지분, W컨셉, 야구단 인수 등으로 자금사정이 원활하지 않다.
반면 내년 편의점업계 5000여개 가맹점의 계약 만료일이 도래하는 만큼 기껏 인수한 가맹점을 경쟁사에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현재 CU와 GS25는 업계 1위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공격적인 가맹점 확보를 위해 각각 2000억원, 1800억원 수준의 상생안을 발표하는 등 가맹점 늘리기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도 나름의 상생안을 마련하고 있지만 규모 면에서는 CU와 GS25를 따라잡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미니스톱의 경우 다른 경쟁사에 비해 매장 면적이 넓은데다 주요 상권에 위치한 점포가 많아 재계약 시 다른 편의점들의 관심이 높은 편이다. GS25, 세븐일레븐 등이 카페, 와인 등 특화점포에 공을 들이는 점을 감안하면 기존 미니스톱 매장의 몸값은 더 올라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핵심 점포의 경우 경쟁사로 간판을 바꿔달 경우 최대 1억원까지 지원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대로 이마트24가 이들 점포를 지키기 위해서는 점포 당 최대 1억원의 지원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의미다. 미니스톱 지분 100%를 2000억원에 인수한다고 해도 이들 점포를 지키기 위해 2500억원 이상, 총 5000억원에 가까운 자금을 지불해야 하는 셈이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미니스톱 인수가 이마트24에 있어 매력적인 매물임을 분명하다”면서도 “적자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인수 외에도 가맹점을 지키기 위한 추가 비용이 계속 필요한 만큼 재무 상황에 대한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전했다.